안성기, 인기와 돈보다 연기와 영화를 사랑한 배우
화제속에 기공식을 가진 박물관의 주인공이 된 안성기는 늘 그렇듯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요즘‘타워’를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는 안성기는 전 국민이 좋아하고 동료, 후배 연기자들이 최고 배우 그리고 닮고 싶은 롤모델로 꼽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공을 이뤘다.
‘진실게임’‘형사:Duelist’‘7광구’에서 함께 작업한 하지원은 안성기에 대해“나의 진정한 스승이다. 누구도 가르쳐 줄 수 없는 연기자의 태도와 덕목을 행동으로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고 스태프와 동료 연기자 배려에서부터 촬영장에 항상 먼저 도착해 촬영 준비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배우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최고 스승이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렇다면 안성기의 성공의 힘은 무엇일까. 우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 그리고 실패와 성공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일에 정진하는 자세, 배우로서 초인적인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성 그리고 빼어난 연기력의 진화가 안성기를 ‘국민배우’의 최적의 적임자인 우리시대의 최고의 명배우 반열에 올려놓은 원동력이다.
5세 때인 1957년 영화 ‘황혼열차’아역배우로 연기에 입문해 아역 연기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다 휴지기를 가진 뒤 다시 1977년‘병사와 아가씨들’로 영화계에 복귀하고 1980년 ‘바람 불어 좋은날’로 관객들에게 성인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이후2013년 1월 현재 상영하고 있는‘타워’에 이르기까지 거의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1~5편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안성기는 지난 30여년 동안 쉼 없이 출연한 80여편의 영화를 통해 캐릭터에서부터 장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부분에 걸쳐 한국 영화의 질적 도약과 진화의 기폭제가 됐다.
안성기는 화려한 경력과 수입, 인기를 좋아하고 스크린 밖에서 살아나는 배우가 아닌 영화와 연기를 사랑하는 그리고 스크린 속에서 진정으로 살아나는 배우였기에 값진 성공을 이룬 것이다. 즉 자신이 하는 영화를 사랑하고 뜨거운 열정이 있었기에 성공을 했다. 지난해 전혀 예상치 못한 저예산 영화 한편이 엄청난 흥행을 했다. 바로 사법계 비리를 다룬 ‘부러진 화살’이다. 스타 연기자 한명 없고 예산의 한계로 영화적 완성도는 떨어지는 ‘부러진 화살’이 34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대흥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영화 출연료도 받지 않고 영화에 열정을 쏟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잘 살려낸 안성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핸디캡이 있어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이해를 하겠는데 배우가 성형수술을 안했으면 한다.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큰 연기다. 길게 평생 배우를 하려면 성형은 장애가 된다. 배우는 주름을 (인위적으로)지우면 안 된다. 그 주름 하나 하나가 감정을 표현해주기 때문이다”는 안성기의 말은 그가 얼마나 연기, 연기력에 대해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노력과 고민들이 우리시대의 최고의 연기력을 가진 안성기를 만든 것이다.
“지금도 자신 있게 청바지를 입으시는 안성기 선배님. 그 뒤태만 보면 아직도 청년의 기운이 느껴진다. 젊을 때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세 번은 꼭 운동을 하신다고 한다. 자기관리가 철저하신분이다”라는 하지원의 말은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해 50여년 동안 배우로, 스타로 대중의 곁을 지키면서 여전한 사랑을 받는 것은 자연인으로서 그리고 영화배우로서 초인같은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연예인이 신인에서 혹은 무명에서 스타로 비상하면 초심을 잃고 태도가 변하고 안하무인적 행태를 보이는 스타병에 걸리면서 대중의 비판을 받거나 바닥으로 추락하는 경우가 많지만 안성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