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발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뚝심… "균형재정 원칙 끝까지 지킨다"

입력 2013-01-0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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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이양기 소신발언… 국채 추가발행 막아

정치권의 거센 요구에도 불구, 새해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균형재정 기조를 지켜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뚝심이 빛을 발했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사항인 민생복지를 실현하려면 재정적자가 불가피하다며 증액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나라 곳간의 파수꾼’으로서 균형재정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논란이 됐던 적자 국채 발행도 없던 일이 돼 박 장관의 뚝심이 조명받고 있다.

박 장관은 2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시무식에서 “‘나라 곳간의 파수꾼’이라는 자부심과 소명의식으로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며 “2013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우리는 국채 추가 발행만큼은 끝까지 막아 균형재정 원칙을 지킨 것처럼 원칙을 지키는 것은 우리 직무의 특성이 부여한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으레 정권 말이면 공직자들이 차기 정권의 눈치를 보거나 복지부동하는 상황에서 박 장관이 이처럼 소신을 지키며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은 여간한 강심장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치권이나 정부 관계자들의 평가다.

대선이 끝나고 예산 증액 논란이 정치권에 불거졌을 때도 박 장관은 “예산을 수정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는 데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경기에 대응하는 확장 기조로 예산을 짰기 때문에 원안대로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무책임하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가 박 당선인의 공약을 숙지하고 있을 테니까 그것과 반대되는 방향은 물론, 반대 정책을 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압박에도 박 장관은 “지금 국정은 마치 육상 계주경기에서 바통 터치 하기 직전”이라며 “지금은 주자가 전력 질주해서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총선 때와 대선 때 정치권에서 표를 의식해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 공약으로 내세운 부자 증세나 경제민주화 문제에 대해서도 박 장관은 반대 견해를 견지했다. 당시 박 장관은 “전체 근로자 중 69.3%가 번 돈의 1%의 세금도 내지 않는 기형적인 소득세 구조를 개편해야지, 고소득층 일부만 증세해서는 복지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종교인도 차별 없이 소득세를 매겨야 한다는 민감한 발언을 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또 “경제민주화도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정치권의 인기 영합적 재벌 때리기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이 같은 박 장관의 뚝심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판에서 ‘정직한 한국인(The honest Korean)’이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포퓰리즘에 맞설 배짱을 가진 정부 고위 인사가 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합리적 사고를 하는 박재완 장관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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