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계열사 끼워넣기’ 백태…사정당국 주시

입력 2013-01-0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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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팝콘, 백화점 냉면부터 신용카드·현금지급기 까지

지난해 재벌들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며 올해 출범할 새정부 역시 일부 대기업들의 ‘계열사 끼워넣기’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와 제재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홈쇼핑, 극장 등을 거미줄처럼 거느린 롯데그룹 유통망을 이용한 그룹 총수 3세들의 땅짚고 헤엄치기식 돈벌이와 계열사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논란은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이 사정 당국의 1순위 기업으로 떠오른건 지난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와 ‘통행세’ 챙기기가 노골적으로 진행되며 도를 넘어 섰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 장선윤 씨는 지난해 재벌빵집 논란의 중심에 섰다.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뽀숑’을 들여와 10여개 매장에 잇따라 입점하고 낮은 판매수수료를 내는 등의 특혜성 의혹을 받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계열사가 운영하고 있는 빵집이 낮은 수수료로 주요 유통 계열사에 입점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등의 철퇴를 맞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베이커리 브랜드 ‘보네스페’를 운영하는 롯데브랑제리도 자사 점포를 롯데백화점과 100여개 롯데마트에 입점시키며 부당지원행위가 있지 않았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롯데브랑제리는 2010년 말 기준으로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한 내부거래 비중이 65.8%에 달한다.

장선윤 씨의 남편인 양성욱씨도 지난해 독일 물티슈 브랜드 포이달을 비롯한 생활용품을 롯데백화점을 통해 판매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 모녀도 롯데백화점을 통해 손쉽게 돈벌이를 하고 있다. 이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유기개발은 전국 롯데백화점에서 냉면과 우동 등을 파는 음식점 11곳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원실업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 롯데시네마에서 팝콘과 음료수를 파는 매점을 독점 운영하고 있다. 먹거리 회사를 차려놓고 주요 유통계열사에 입점해 손쉽게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시네마 수도권 점에서 팝콘매장을 운영하는 시네마통상 최대주주도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이다.

계열사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와 통행세 챙기기도 롯데의 단골메뉴다.

롯데 빅마켓의 경우 계열사인 롯데카드의 신용카드로만 고객 결제를 가능하게 했다. 자영업단체는 빅마켓이 계열사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1.5% 이하의 가맹점 수수료율 계약을 체결했다며 롯데카드에 대한 결제 거부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통행세를 챙기다가 공정위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롯데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계열사를 통해 간접 구매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를 부당지원하다 공정위에 적발돼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4900만원을 부과받았다. 신 회장은 아무 역할도 없는 계열사 롯데알미늄을 거래 중간에 끼워 넣어 부당 지원을 지시했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중간거래를 통해 어떠한 경제적 효율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형식적인 역할만 수행하면서 중간마진을 챙겼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국내 최대 업소용 냉장·냉동고 제조사인 롯데기공이 롯데그룹의 계열 유통사로부터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고 장비 보수료를 매달 받았다고 밝혀져 사정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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