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M&A의 미래]국내시장 파이는 줄어드는데… 해외로 발 넓힌다

입력 2013-01-0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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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찾아 나가는 금융권

경기침제 지속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의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 포화와 규제 강화로 국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행보도 뚜렷하다.

국내 경기가 위축되면서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권 해외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 등 11개 시중은행이 해외에 개설한 네트워크는 지점과 현지법인, 사무소 등을 모두 포함해 139개로 이 중 중국, 베트남, 인도, 홍콩 등 아시아에 개설된 점포가 절반을 넘는 75개에 달했다. 실제 최근 10년 동안 은행들이 진출한 국가는 70% 이상이 중국이나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이다.

각 금융사별로 살펴보면 KB금융지주는 올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무산된 만큼 비은행 부문 강화 등 수익 다각화를 위해 내년 새로운 인수합병(M&A) 등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진출의 경우 성장세가 높은 아시아 신흥시장에 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2월 10일 한 정책심포지엄에서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M&A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어 회장은 중국과 인도, 아시아 개도국을 우선적으로 공략한 뒤 장기적으로 미국, 유럽 등에서도 터를 잡는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7월 미국 소재 한국계 금융회사인 BNB지주회사 지분 71%를 매입해 미국 내 한인 동포 사회에 진출하는 다리를 놨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미얀마에 양곤사무소를 개점했고, 내년 상반기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의 지점 전환도 추진 중이다.

외환은행은 이달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아부다비지점을 개설하며 국내 최초로 UAE에 진출한 금융사가 됐다. 우리은행은 LA한미은행 인수를 재추진하는 등 미국과 동남아 중심으로 외국은행 M&A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일본, 중국, 인도 등 은행을 중심으로 진출한 핵심시장에서는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인적 역량 강화, 수익모델 발굴 등을 통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국내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할 찬스가 왔다”며 해외 금융기관 M&A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에는 산업금융채권(산금채)뿐만 아니라 예금자 수신기반을 갖춰 국제적인 메가뱅크로 거듭나야 한다는 판단에서 국내·외 은행 M&A에 적극 나설 것임을 피력했다.

농협과 지방은행 등 후발주자들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점차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농협은행은 취약한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베트남에 지점이나 사무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 17일 상하이 지점을 개설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재개했다. 부산은행도 이달 중국 칭다오 사무소를 지점으로 확대했고, 베트남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내 지방은행의 첫 번째 해외 지점인 부산은행 칭다오(靑島)지점이 26일 개점했다. 부산은행은 이날 중국 칭다오시에서 국내외 귀빈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점식을 열고 예금업무를 중심으로 공식 영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보험사도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타개책으로 해외진출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중국 영업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삼성화재는 지난 8월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책임보험을 팔기 위해 인가를 중국 보험감독원위원회에 신청했다. 현대해상도 관련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지난 5월 중국의 국무원이 책임보험 시장을 외국 손해보험사에 전면 개방했기 때문.

중국의 한 해 신차 판매 건수는 1200만대 정도로 국내 전체 자동차 등록 건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내년부터 자동차 구매 때 정부가 일정부분 금액을 지원해줄 것이라는 전망도 중국의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에 매력적이다.

한화생명은 26일 인도네시아의 현지 생명보험사인 물티코(Multicor Life Insurance)의 지분 80%를 한화 약 140억 원에 시나마스(Sinarmas) 그룹으로부터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번 계약 체결로 한화생명은 우리나라 생명보험사 중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첫 번째 회사가 됐다. 물티코는 총자산 70억 원 규모의 소규모 보험사로 이번 인수는 현지 보험업 자격을 얻기 위한 목적이다.

한화생명은 내년 10월에 본격적인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약 1년 전부터 인도네시아 보험시장을 분석하는 등 철저히 준비해왔다. 수도 자카르타와 수라바야, 메단 등 주요 대도시에 영업 거점을 확보하는 등 세계 생명보험사와의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영업 개시를 준비할 계획이다.

삼성생명 역시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현지 자문사를 선정했다. 또 최근 인사에서 임원급을 국외 사업에 대거 투입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2억 4000만 명)으로 탄탄한 내수 기반과 풍부한 자원으로 세계 경제 침체에도 최근 5년간 연평균 6%대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는 45개 생명보험사 중 외자사의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세계 생명보험사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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