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밤 열린 MBC 연예대상은 종영을 절반도 더 남겨 둔 ‘마의’의 주인공 조승우에게 대상 트로피를 안겼다. 최우수연기자상과 대상을 동시에 거머쥔 그는 최우수연기자상 수상 후 “첫 드라마 연기라서 신인상을 기대했다”고 뼈 있는 수삼을 남겼다. 이어 대상에 호명됐을 때는 “안재욱에게 미안하다”며 MBC를 향해 직구를 던졌다.
안재욱은 64부작 ‘빛과 그림자’를 시청률 20%를 넘나든 인기작 반열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7월까지 꼬박 9개월을 드라마에 헌신했다. 하지만 그들의 축제인 시상식에서는 빈손으로 자리를 떠야했다. 김수현(해를 품은 달), 김재원(메이퀸)도 받은 최우수연기자상 트로피 하나를 못 안았으며, 재희(메이퀸), 이상우(신들의 만찬), 박유천(보고싶다)이 수상한 우수연기자상도 그를 비껴갔다.
MBC가 이처럼 납득할 수 없는 시상 행태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눈치 보기, 선심 쓰기 시상을 해왔던 이력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결과다. 2008년 ‘베토벤 바이러스’로 김명민이 시청률과 연기력, 화제성을 모두 잡아 독보적인 대상 후보였으나 시상식 당시 한창 방영 중이던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과 영광을 나눠가져야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 당시 김명민과 올해의 안재욱의 마음이 다를까. 한효주와 공동대상을 받아야 했던 2010년 김남주도 안재욱의 마음을 이해했을지 모를 일이다.
시상식 후 시청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안재욱이 빈손으로 돌아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노하며 “MBC의 시상 기준이 무엇인지 이해 할 수 없다” “납뜩이 안가는 시상식이다” “내년부터는 MBC 드라마를 보지 않겠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