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띠 CEO 열전] "계사년은 나의 해" 진취적 사고·끝없는 도전으로 승부

입력 2013-01-0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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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열 LS회장,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흑룡에 이어 ‘흑사(黑蛇)’의 해가 왔다. 검은 뱀은 주로 구렁이를 의미하며 예부터 상당히 신성시됐다. 계사년을 맞은 신성한 흑사는 ‘새로운 일을 시작·확장하거나 전직·승진한다’는 운세가 따른다. 그렇다면 올해 ‘뱀띠 CEO’들의 활약은 어떨까.

올해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뱀띠 CEO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이다. 앞서 구자홍 그룹 회장은 올해부터 그룹 총수 자리를 사촌인 구자열 LS전선 회장에게 넘겨주겠다고 발표하며‘사촌간 아름다운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 2003년 LG그룹으로부터 독립한 LS그룹이 10주년을 맞는 올해부터 2기 수장인 구자열 회장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구자열 회장이 1기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미 신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에서 이름을 따온 ‘크리스토퍼 구’가 구 회장의 영문 별명인 만큼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이 경영에도 그대로 드러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구 회장은 2003년 10위권 밖이었던 LS전선의 글로벌 업계 순위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세계 3위’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2004년 부회장 취임 당시 10여곳에 불과했던 LS전선 해외 거점 역시 현재 17개국 60여곳으로 늘어났다. 혁신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구자열 호’로 변신한 LS그룹이 2013년 한해 동안 그룹 내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한 ‘지방대 신화’ 주인공인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도 뱀띠다.

2004년부터 삼성캐피탈, 삼성카드 등 그룹 계열사 사장을 두루 맡아온 박 부회장은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지 2년도 채 안 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에 삼성그룹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는 박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 2명에 불과하다.

이같은 초고속 승진 배경에는 박 사장이 부임한 이후 삼성생명이 급성장한 점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삼성생명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0% 이상 증가한 3215억원을 기록했다.

박 회장은 올해 역시 공격적인 영업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진출 등을 통해 삼성생명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그는 2005년부터 6년 동안 삼성그룹 중국총괄 사장을 맡았던 만큼 중국 시장의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사람 외에도 뱀띠 CEO는 무려 100여명에 달한다. 기업 분석업체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계사년을 맞이한 뱀띠 CEO는 9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953년생이 구 회장과 박 회장을 포함해 71.9%(69명)로 가장 많았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도 1953년생 뱀띠 CEO다.

이중에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올 한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뱀띠 CEO 중 한 사람이다. 차 부회장은 2005년 취임 이후 공격적인 M&A을 통해 회사의 빠른 성장을 견인했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3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다. 차 부회장은 10대그룹 상장사의 현직 CEO 중 회사의 주식가치를 가장 많이 끌어올린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분야에서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제갈걸 HMC투자증권 사장, 김용권 흥국화재 사장, 오규회 금호종합금융 사장 등이 있다. 석유 및 화학업종은 차 부회장을 포함해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 이상목 KPX케미칼 사장, 하종환 한국쉘석유 사장 등이 뱀띠다.

전기전자 및 반도체 업종의 경우 박상진 삼성SDI 사장과 강희전 대한전선 사장, 이재원 STS반도체 대표이사 등이 뱀띠 CEO 그룹이다. 이외에도 정택근 GS글로벌 사장과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 윤진혁 에스원 사장 등도 1953년생 뱀띠다.

1965년생 뱀띠 중에서는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100년 이상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올해도 인재육성을 중심으로 경쟁력 키우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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