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을 달군 대중문화]김동률의 음악과 수지… 추억을 깨웠다

입력 2012-12-2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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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올해 대중문화를 관통한 트렌드는 첫사랑 신드롬과 90년대 복고 열풍이었다.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수지가 관심을 받았고 90년대 복고의 중앙에 김동률이 있다.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이 쏘아올린 신호탄은 7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로 이어졌다. 두 작품은 이례적인 성공이란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상대적으로 비주류인 멜로 영화와 케이블 드라마가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드물었다.

그 중심에는 뭇 남성의 마음을 간질거리게 만든 수지(미쓰에이)의 활약과 타임머신처럼 90년대로 시간을 되돌리는 가수 김동률의 음악이 있었다. 상반기 흥행작 ‘건축학개론’은 멜로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4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주인공 서연은 배우 한가인이었지만 관객은 대학생 시절 서연을 연기한 수지에게 더욱 열광했다.

수지는 ‘건축학개론’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무대 위에서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로 섹시하고 당당한 매력이 돋보이던 수지는 풋풋함이 사랑스러운 상반된 모습으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긴 생머리와 하얀 피부가 어우러진 청순한 외모, 맑고 환한 미소를 지닌 영화 속 수지는 많은 남성들이 바라던 첫사랑의 모습 그 자체였다. 1994년생인 수지는 96학번 대학교 새내기의 감성을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남성들의 가슴 깊은 곳에 하나씩 자리한 추억을 불러 일으켰다.

‘건축학개론’의 흥행을 타고 김동률이 부른 전람회의 노래 ‘기억의 습작’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감성을 노래하는 그의 저음은 듣는 이들의 아름다운 추억 한 자락을 꺼내어 펼치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1994년 발표돼 벌써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곡이지만 명곡이 주는 감동은 색이 바랠 줄 몰랐다. 김동률의 음악은 ‘응답하라 1997’에서도 빛났다. 시원(정은지)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던 윤제(서인국)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흐르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준희(호야)가 동성 친구인 윤제에게 농담처럼 좋아한다고 진심을 말할 때 깔리던 ‘취중진담’ 등은 적재적소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을 연기보다 더 생생하게 전달했다.

아름다운 가사와 담백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김동률의 음악은 아이돌 일색의 요즘 가요에 지친 음악팬들의 귀를 촉촉하게 적시며 잠시 잊고 있던 명곡들을 다시 듣게 했다. ‘응답하라 1997’의 애청자이기도 한 김동률은 자신의 SNS를 통해 장문의 감상평을 남기면서 “가끔씩 내 음악이 나올 때에는 민망하다”고 쑥스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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