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구 등 전세가율 높은 지방서 속출
지방에서 전셋값이 집값과 같거나 되레 높은 전세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오랜 침체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의 구매력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전세가율 상승이 매매가격을 자극하지 못하는 매매·전세 탈 동조화가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집주인들이 보증부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1월 전국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57.14%로 2008년 말 42.58%에 비해 14.56%p 증가했다. 전라북도(71.15%), 경상북도(70.26%), 전라남도(70.23%) 등 지방도시에서는 집값과 전세값의 역전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는 평균 아파트 전세가율이 75.71%로 전국 최고치를 달리고 있고, 대구광역시도 73.27%에 달한다.
광주에서는 북구 문흥동 ‘대주2차’(79㎡)의 매매 하한가가 6500만원이지만 전세 상한가는 7000만원으로 오히려 높다. 북구 매곡동 부림2차와 운암동 금호·우성, 서구 매월동 EG스위트밸리 등 아파트에서도 전세 상한가가 매매 하한가보다 500만~1000만원 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대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달서구 장기동 영남네오빌비스타(112㎡)는 매매 상한가인 1억8000만원 수준에 전세 매물이 거래되고 있어 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 100%에 육박했다. 북구 태전동 에덴타운(76㎡)의 매매 하한가는 9500만원이지만 전세 상한가는 이보다 1000만원 가량 높은 1억500만원이다.
이밖에도 충청·경상·전라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매매·전세가가 역전된 단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충남 천안 두정동 대주파크빌A단지(105㎡)는 매매 하한가 1억7000만원에 전세 상한가 1억9000만원, 경북 포항 연일읍 유강청구(92㎡)는 매매 하한가 1억2000만원에 전세 상한가 1억3000만원으로 가격 역전 현상이 뚜렷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보증부월세 선호 현상이 순수전세 매물부족을 불러오는 부작용을 일으키며 지방 일부 소형평면에서는 전세값이 매매값의 턱밑까지 육박했다”며 “임차수요의 구매전환이 크게 발현되지 않는 한, 당분간 전세가율이 높은 지방광역시를 중심으로 전세값이 매매값에 육박하는 이상현상이 국지적으로 출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