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대출사기… 농협, 또 금융사고

입력 2012-12-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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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회계사에 슈퍼프로론 승인… 2007년 이후 사고총액 637억 달해

농협은행이 20억원에 육박하는 대출 사기를 당하는 등 금융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농협은행은 경기 구리시지부에서 가짜 변호사·회계사 11명에게 총 19억 5900만원의 대출사기를 당한 것으로 드러나 금감원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사기에 이용된 상품은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슈퍼프로론’이었다.

슈퍼프로론은 공인회계사, 변리사, 판검사, 교수, 변호사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으로 최고 3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금리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연 4.8~8.2%으로 전문 자격증이나 사업자등록증, 재직증명서, 소득확인서류 등의 제출이 요건이다.

농협은행은 이들 가짜 변호사·회계사 등이 제시한 위조 자격증과 소득원천징수 영수증 등을 통해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이들의 낮은 연령대에 비해 전문직 재직기간이 지나치게 긴 점을 확인하고 자체 감사를 통해 대출사기임을 확인했다.

농협은행측은 해당 협회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해당서류를 확인해 주지 않았고 대출 전에 회계·법무법인 등에 전화를 해보았지만 이렇다 할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농협은행의 연이은 금융사고는 허술한 심사 시스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따르면 2007년 부터 올해 6월 말까지 NH농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 등의 금융사고 총액이 637억원에 달했다. 이는 한해 평균 106억1200만원 꼴이며 직원 한 명당 4억2500만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 기간 동안 금융사고로 징계를 받은 농협은행 직원이 148명에 달했다.

특히 농협은행의 금융사고는 최근까지도 빈번한 실정이다. 지난 6일에는 농협은행 내부 통신망에 오류로 A신문사가 입찰보증금을 제때 이체하지 못해 1000억원대 사업 수주전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한 농협은행은 우리, 기업은행과 함께 올해 초 철강업체인 B사가 원자재를 수입한 후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생긴 신용장 사고로 총 110억원 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선하증권(B/L) 위조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지만 금융사고 예방 시스템을 통한 부실 및 위조 여부는 결국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여러 분야의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결국 금융사고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방증”이라며“빈번한 금융사고는 소비자의 신뢰 퇴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농협은행은 이번 사건에 대해 금감원 감사 뒤 지점장 징계 등 후속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또한 금감원은 다른 은행에도 비슷한 대출 사기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은행권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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