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버스커…’ 하반기 ‘싸이’ … ‘개가수’까지
◇상반기 최강자 버스커버스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올 봄 거리 곳곳에는 버스커버스커의 보컬 장범준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지난해 엠넷 ‘슈퍼스타K3’에서 준우승한 버스커버스커는 상반기 음원 차트를 자신들의 음악으로 모두 채우는 ‘줄 세우기’ 신드롬을 일으켰다. 소박하고 꾸밈없는 멜로디, 진솔한 경험이 묻어나는 가사는 아이돌 음악에 지친 이들의 감성을 채웠다. 방송 활동 대신 음반 작업과 공연에 집중해 전국 투어 콘서트 ‘청춘버스’를 연속 매진시키고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앙코르 콘서트도 열었다. 뿐만 아니라 음원 중심의 가요계에서 극성 팬덤없이 무려 13만장 이상(가온차트 기준)의 음반 판매고를 올리며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오뚝이 스타 싸이 ‘강남스타일’로 세계 제패
올해는 싸이의 해, 세계는 ‘싸이월드’가 됐다. ‘오 오 오 오 오빤 강남스타일’이란 후렴구와 포인트 안무 말춤은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콘텐츠로 부상했다.
남들은 한 번 겪기도 어렵다는 인생의 굴곡을 두 번이나 겪고 화려하게 재기한 싸이는 ‘강남스타일’ 한 곡으로 한국 가요 역사에 다시 없을 기록을 남겼다.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100’ 7주 연속 2위, 영국 UK 싱글 차트 1위, 세계 30여개국 아이튠즈 차트 1위 등 꿈만 같은 성과를 달성했다.
지난 7월 15일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단 133일 만에 팝스타 저스틴 비버를 제치고 ‘가장 많이 본 동영상’에 올랐다. 현재 약 9억70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강남스타일’은 조회수 10억 건 돌파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개그맨의 유머를 그대로 음악에 녹아낸 개가수(개그맨+가수)들이 많은 사랑을 받은 한해였다.
지난 5월 용감한녀석들(박성광 신보라 정태호 양선일)이 발표한 ‘아이 돈 케어(I 돈 care)’는 기성 가수들을 누르고 음원 차트를 점령했다. 가수 못지않은 신보라의 가창력이 각광받으며 음악 프로그램에도 수차례 출연해 인기 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어서 등장한 형돈이와 대준이(정형돈 데프콘)는 코믹한 가사가 인상적인 ‘올림픽대로’,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 등을 히트시켰다.
개가수들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쌓은 인기와 홍보력을 기반으로 화제몰이의 중심에 섰다. 특히 B급 정서를 그대로 대변한 모습은 정제되지 않은 신선함을 원하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신인 아이돌은 많고 기억에 남는 아이돌은 없고
2012년 새롭게 등장한 아이돌 그룹은 과연 몇 팀일까. 놀라지 마시라, 무려 50여 팀에 달한다. 한 그룹 당 멤버를 5명씩으로만 계산해도 500명 이상의 가수가 데뷔한 셈이다. 한 주에도 몇 팀씩 데뷔가 이어지는 통에 가요 관계자들마저도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가운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그룹은 거의 없다. 대부분 음원 차트 10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고, 빅뱅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씨스타 인피니트 소녀시대-태티서 등 기존 아이돌 그룹만이 이미 구축된 팬덤을 바탕으로 명맥을 이어갔을 뿐이다.
이렇게 끝없이 쏟아지는 아이돌 그룹 홍수 속에서 한 네티즌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란 명언(?)을 남겨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