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방송계 결산] 종편에 파업에… 바람 잘 날 없던 안방극장

입력 2012-12-2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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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방송가는 다사다난했다. MBC를 비롯한 KBS, YTN 등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은 불편을 겪었고,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출발한 종편은 실망만 남겼다. 그 틈바구니에서 케이블 채널은 드라마·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성공시키며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사상 초유의 MBC 파업과 방송 파행

김재철 사장 퇴진과 방송 공정성 회복을 요구하며 지난 1월 30일 시작된 MBC 노조 파업은 7월 17일까지 무려 171일간 지속됐다. 역대 방송 사상 최장기 파업 기록이다. 이 기간 뉴스, 시사 프로그램, 예능, 드라마 등 대부분의 MBC 프로그램은 파행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대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23주간 결방됐다.

끝을 모르는 방송 파행과 뉴스 신뢰도 저하로 MBC의 시청률은 반토막 났다. 그 사이 ‘정글러브’, ‘주얼리하우스’, ‘남심여심’ 등 숱한 프로그램들이 편성되고 폐지되길 반복했다. 파업 종료 5개월이 지났지만 시청률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MBC는 저조한 시청률을 이유로 ‘승부의 신’, ‘엄마가 뭐길래’, ‘놀러와’ 등을 폐지하는 악수를 둬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종편

지난해 12월 1일 종합편성채널 4개사(TV조선, JTBC, 채널A, MBN)가 화려한 공동 개국식을 열었을 때 많은 이들은 방송 시장의 대격변을 예상했다. 종편은 중간광고 허용, 광고시간 연장, 공익광고 축소, 직접광고 영업 허용, 황금번호 부여 등 다양한 특혜를 받으며 야심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종편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4사 평균 시청률은 0.548%(AGB닐슨, 전국유료방송가입가구 기준, 2011년 12월 01~2012년 11월 18일)에 머물렀다. 톱스타를 기용하고 스타 제작진을 스카우트해 야심차게 자체 제작한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시청률 1%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종편은 조기 종영, 재방송, 잦은 편성 변경, 자체 제작 감소 등 고육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채널의 질을 저하시키며 시청률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케이블 드라마 전성시대

‘응답하라 1997’, ‘인현왕후의 남자’(이상 tvN) 등 케이블 드라마의 약진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케이블드라마는 지상파보다 자유로운 표현과 확실한 타킷팅을 통해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응답하라 1997’은 케이블 드라마로는 드물게 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90년대 문화 바람몰이에 힘을 실었다. 덕분에 ‘슈퍼스타K’ 출신 서인국은 연기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고, 정은지(에이핑크)는 단숨에 인지도가 급상승하며 공중파 드라마와 뮤지컬에 캐스팅됐다. 올해 가장 각광받은 소재인 타임슬립을 맛깔나게 풀어낸 ‘인현왕후의 남자’는 주연 배우 지현우와 유인나가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하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tvN은 ‘꽃미남’ 시리즈, ‘노란복수초’ 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새로운 드라마 왕국을 꿈꾸고 있다.

◇그들이 돌아왔다, 강호동-김구라

그동안 방송인 강호동을 대체할 만한 진행자가 없었다는 점은 분명했다. 지난해 9월 잠정 은퇴를 선언한 강호동은 1년이 넘는 공백을 가졌다. 지난 10월 29일 SBS ‘스타킹’ 녹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방송에 복귀한 강호동은 MBC ‘무릎팍도사’를 부활시키며 과거의 영광 재현에 나섰다. 복귀 첫주 ‘스타킹’은 단숨에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꺾고 시청률 1위를 탈환하며 ‘강호동 효과’를 증명했다. 지난 4월 위안부 관련 막말 파문으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김구라는 지난 9월 케이블채널 tvN ‘현장토크쇼 택시’를 통해 다시 시청자들을 만났다. 이어 ‘화성인 바이러스’에도 복귀하며 특유의 독설 진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김재철 사장의 반대로 MBC ‘라디오스타’는 출연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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