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최선 다했지만 저의 역부족”

입력 2012-12-2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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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후보 향해 ‘당선인’ 호칭 … “나라 잘 이끌어달라” 패배 인정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19일 “최선을 다했지만 저의 역부족이었다”며 제18대 대통령선거의 패배를 인정했다.

문 후보는 이날 밤 11시 55분경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교적 덤덤한 표정으로 회견장에 들어선 문 후보는 평소보다 천천한 속도로 연설문을 읽어 내려갔고, 연설 말미엔 옅은 미소를 띄우기도 했다.

문 후보는 이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모든 것은 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 지지해주신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 “선거를 도왔던 캠프 관계자들과 당원 동지들 그리고 전국의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깊은 위로를 전하고 패배를 인정한다”며 “하지만 저의실패이지 새정치를 바라는 모든 분들의 실패가 아니다”라며 지지자들을 다독였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향해선 ‘당선인’이라고 칭하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박근혜 당선인께서 국민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펴주실 것을 기대한다”며 “나라를 잘 이끌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께서도 이제 박 당선인을 많이 성원해 주시길 바란다. 거듭 죄송하다. 그리고 감사하다”며 당사를 떠났다.

기자회견 직후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문 후보가 받은 48%대의 득표율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득표수보다 더 많이 받은 것이지만, 역시 일대일 구도의 무서운 벽을 넘지 못했다”고 패배 요인을 밝혔다.

우 단장은 또 “충청, 강원 등 중원에서 표 차이가 너무 벌어졌고 경기도 지역에서 표 차이 벌이지 못한 게 지역적으로 패인 요인”이라며 “두터운 보수층의 벽을 넘기 힘들었고 초반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와의)단일화 과정에서 문 후보의 선거운동 활동이 어려움이 있었다”고 소회했다.

문 후보 캠프는 내일(20일) 공식 해단식을 갖고 선거와 관련한 모든 활동을 정리하기로 했다.

◇미국행 안철수 출국 = 한편 대선 과정 막판 문 후보를 지원했던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는 투표를 행사한 뒤 이날 오후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다. 귀국일을 정하지 않고 오픈티켓으로 출국했다.

안 전 후보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서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또 “선거에서 이긴 쪽은 패자를 감싸고 포용하고 진 쪽은 결과에 승복하고 새 정부에 협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고 유민영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의 대선 패배로 안 전 후보가 귀국 후 내놓을 새정치 구상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후보가 자신의 지지자들과 민주당이 함께하는 ‘국민정당’을 만들지, 독자세력화를 꾀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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