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기대하긴 어려울 듯" 전망도
17일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몇 년간 해외펀드는 금융위기 여파와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 영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올 들어 해외펀드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됐다. 마냥 줄어들 것만 같던 해외펀드는 연초대비 오히려 설정액이 늘어나는 등 해외펀드를 중심으로‘펀드 리모델링’이 활발하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오 연구원은 올해 해외펀드시장에 나타난 특징 세가지로 해외채권과 같은 인컴펀드의 부각, 브릭스 중 중국(본토) 과 브라질 펀드의 성과 저조, 해외주식형 펀드의 환매 둔화세 등을 꼽았다.
오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투자패턴도 자연스럽게 변화했다”며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주식펀드(ETF)와 같은 대안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 중 해외채권형 펀드와 같은 인컴펀드로 훈풍이 이어졌다. 연초대비 설정액이 1조8000억원 증가했으며 전체 설정액도 5조원대로 늘어났다. 해외채권형 펀드의 인기는 채권이라는 안정성에 수익성이 더해지면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성과를 보더라도 해외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11.6%로 양호한 편이다. 특히 국가에 투자되는 펀드보다 신흥국에 투자되는 국공채 및 하이일드 펀드의 성과가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채권형 펀드의 성과 배경에는 각국 중앙은행의 기조적 금리인하가 있었다. 국내를 비롯해 EU, 브라질, 인도 등 경기둔화를 겪고 있는 국가들이 금리인하 기조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업발행 채권의 스프레드도 빠르게 축소됐다. 양적완화와 재정확대 정책으로 기업들의 유동성이 크게 보강됐고, 자연스럽게 부도율도 낮아졌다. 그 결과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서 투자기회가 발생했고 자본차익을 통해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다음으로는 브릭스 중 중국과 브라질 펀드의 성과가 저조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신흥지역에 투자된 펀드 성과가 양호했지만 중국·브라질 펀드의 경우 수출환경 악화와 기대했던 경기부양이 지체되며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또한 해외주식형 펀드의 환매도 둔화됐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 온 해외주식형 펀드의 자금유출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지만 감소폭이 월평균 29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같은 시그널로 볼 때 해외펀드는 투자자들의 ‘펀드 리모델링’과 함께 2013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오 연구원은 “저금리 시대에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는 인컴펀드의 인기는 2013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중 해외채권형 펀드는 금리인하 기조 상황에서 여전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다만 “금융위기 이후 국채금리가 역사적 저점 수준에 근접했고, 신용 스프레드도 축소돼 지금까지 보여왔던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