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연말인사]오너가 경영 승계 가속화… 2~4세 전진 배치

입력 2012-12-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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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위기극복 두 토끼 잡는다

2013년 재계인사에서 주목할 점은 예상을 뒤엎은 2~4세의 등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부회장 승진을 신호탄으로 삼성·대상·LS 등 주요 재벌 그룹들은 2~4세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들을 전진에 배치시킴으로써 ‘세대교체’와 ‘위기 극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포석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끈 인물은 이재용 부회장이다. 올 초만 해도 그의 승진설이 확실시 됐지만 대선을 앞두고 재벌체제 개혁을 요구하는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지면서 ‘올해는 승진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은 예상을 깨고 그의 부회장 승진을 결정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 승진에 대해 “삼성전자의 다양한 사업부문 성과를 올리는 데 기여한 점이 반영이 됐다”라며 “이는 또 경영 전면에 이 부회장이 나서며 3세 승계 구도가 맞춰져 가는 과정으로 경영보폭을 더욱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사장은 입사 21년 만에 부회장에 올랐다. 2009년 말 부사장에 이어 2010년 말 사장으로 일한 지 2년 만의 승진이다. 이 부회장은 향후 삼성전자의 현장경영을 아우르며 경영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LS그룹 역시 오너일가 2~3세들이 승진하며 경영의 전면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2세들은 모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라섰고 상무로 첫발을 내디딘 3세도 등장했다.

그룹 공동 창업주 중 한 명인 고(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외아들 구자은 LS니꼬동제련 부사장(47)은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결과적으로 공동 창업주 아들 8명이 모두 최고경영자(CEO) 대열에 나란히 서게 됐다. 이로써 LS는 ‘사촌경영’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59)의 외아들 구본혁 (주)LS 부장(34)은 LS니꼬동제련 이사로 승진하며 오너 일가 3세 중 처음으로 임원이 됐다.구 이사는 국민대와 미국 UCLA MBA를 졸업한 후 2003년 LS전선에 입사했다. 2009년에는 (주)LS로 옮긴 후 경영기획팀에서 일했다. 그는 앞으로 중국 LS니꼬동제련 자원 재활용사업 등 중국사업부를 맡게된다.

GS칼텍스는 사촌 간 바통을 터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GS칼텍스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허진수 대표이사 부회장(59)은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CEO와 이사회 의장을 함께 맡아온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GS칼텍스와 GS에너지의 이사회 의장만 맡는다. 이는 허동수 회장은 이사회 운영에 집중하고 허진수 부회장이 경영을 책임지게 되는 구조다. 허진수 부회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둘째동생으로 허동수 회장과는 사촌 간이다.

4세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4세 경영인들 가운데 가장 먼저 임원에 오른 그는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딴 후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 등에서 근무하다 2007년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 부법인장 상무를 맡았다. 2년 뒤인 2009년 전무로 승진했다.

허창수 회장의 5촌 조카이자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허준홍 GS칼텍스 부문장도 상무로 승진했다. 허 상무는 2006년 GS칼텍스에 입사해 여수공장 생산기획팀, 윤활유 해외영업팀장등을 맡았다.

‘딸 부자’대상그룹은 딸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장녀 임세령씨가 그룹 주력사인 대상의 식품 브랜드 관리 총책임자(상무)로 임명되며 중책을 맡았다. 그는 대상의 식품 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기획·마케팅·디자인 등을 총괄하게 된다. 또 차녀 상민씨는 같은 회사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재계는 두 딸이 나란히 그룹 경영의 핵심에 참여하며 후계경쟁을 벌이게 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대상홀딩스 지분은 언니 임세령 상무가 20.41%를, 동생인 임상민 본부장이 38.36%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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