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기조 ‘320’에 달렸다

입력 2012-12-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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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엔화의 움직임을 좌우할 숫자는 ‘320’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오는 16일 일본 총선을 앞두고 아베 신조 총재가 이끄는 자민당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민·공명당 연합이 320석을 확보한다면 극우 성향이 짙어지는 것은 물론 경제정책 역시 기존 공약대로 추진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중의원의 총 의석수는 480석이다.

자민당은 침제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본은행(BOJ)의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은 아베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자민당이 정권을 잡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엔화 가치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증시와 국채는 상승세를 보였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지난 11월 중순 이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5% 이상 하락한 상태다.

자민당이 중의원에서 거부권에 대항할 수 있는 의석인 320석을 확보한다면 시장의 기대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베는 BOJ에게 인플레이션 목표를 현행 1%에서 2%로 끌어올릴 것을 주문하는 등 경기부양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금리는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수준이며 BOJ는 지난 수년에 걸쳐 경제활성화를 위해 국채를 매입해왔다.

예상대로 자민당의 압승으로 선거가 끝난다면 시장은 엔의 약세와 증시 강세로 반응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자민당의 승리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닛케이지수는 지난 4주 동안 12% 오르며 8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마에바 히로시 UBS 외환담당 책임자는 “단기적으로 달러 엔 환율은 85엔대를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자민·공명당 연합이 320석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엔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은 내년 1월부터 차기 내각과 BOJ의 정책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이토 유지 크레디트아그리콜 외환 담당 이사는 “12월에 BOJ가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을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다음 내각은 12월 회의때 구성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이유로 BOJ의 1월 회의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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