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최대 호재로 꼽히는 지하철 개통도 이제는 집값 하락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지하철 개통을 전후로 주변 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효과가 미약한 정도를 넘어 대다수 지하철 개통 역세권의 집값이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개통한 지하철 5개 노선을 대상으로 1월부터 12월 현재까지 역세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한 노선은 한 곳도 없었다.
올해 개통한 노선은 △수인선(6월 30일) △의정부 경전철(7월 1일) △분당선 북부연장선(10월 6일)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10월 27일) △분당선 남부연장선(12월 1일)이다.
5개 중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노선은 분당선 북부연장선으로 -6.03%로 나타났다. 이어 의정부 경전철 -2.88%,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 -2.23%, 분당선 남부연장선 -2.04%, 수인선 -1.41%로 조사됐다.
오이도~송도를 잇는 수인선은 인천논현역(-3.34%)이 가장 크게 하락했고 월곶역(-2.54%), 송도역(-1.1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인천지하철 1호선과 더블역세권이 된 원인재역(1.55%)은 소폭 상승했다.
의정부 경전철은 어룡역(-4.71%), 효자역(-4.65%), 탑석역(-4.23%)의 하락폭이 컸고 흥선역(0.21%)만 미미한 상승을 기록했다.
선릉에서 왕십리까지 연결되는 분당선 북부연장선은 압구정로데오역(-5.51%)의 하락폭이 컸다.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들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어 선정릉역(-5.30%), 강남구청역(-4.28%) 등이 하락했으며 이는 강남 중대형 아파트 하락세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과 부천을 지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 중에서는 까치울역(-10.85%), 부천시청역(-3.92%), 신중동역(-3.62%) 등이 하락했다.
용인과 수원을 지나는 분당선 남부연장선에서는 영통역(-4.56%), 상갈역(-1.32%), 망포역(-1.06%) 등이 하락했다. 이곳 역시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 하락이 매매가 변동률을 끌어내린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부천시 중동 D공인 관계자는 “최근 7호선 연장선 개통 이후 매매가는 거의 그대로이고 전세가만 크게 올랐다”며 “주택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약발이 전혀 안 먹힌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지하철 개통이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