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지가능 초인종 등 맞춤형 환경개선
서울 노원구에 사는 지체장애인 오모(69·여·시각장애 1급)씨는 딸과 함께 거주하면서 10년 동안 집수리를 전혀 하지 못했다. 장판과 벽지는 온통 곰팡이가 피어 환경적 측면에서 개보수가 시급했다.
서울시는 오씨처럼 지체장애인 가구에는 건물 출입구에 계단을 없애 경사로를 만들고, 시각장애인 가구에는 보조손잡이와 음성인지가능 초인종을 설치했다. 또 청각장애인 가구엔 화재발생시 경보음 대신 빨간 불빛이 깜빡거리는 시각인지가능 화재경보기를 설치해 빠른 대피가 가능토록 했다.
서울시는 신체의 불편함으로 인해 집안 내의 활동조차 어려운 저소득 장애인 103가구에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장애유형별 행동패턴을 고려한 주택구조 개선과 관련한 맞춤형 집수리사업을 시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장애등급 1~4급 국민기초생활보호대상가구 또는 차상위 계층 장애인 신청가구 중 주택 소유주가 개조를 허락한 경우, 우선순위를 정해 대상 가구를 선정했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 2~4월과 7월 거주지 동주민센터를 통해 주민들의 신청을 받았으며, 우선순위는 6월과 10월에 신청가구들을 직접 방문해 장애정도·소득수준·주거환경 및 시급성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
공사는 관련분야 교수 등 장애전문가인 기술자문단의 현장실사를 거친 후 설계단계부터 시공까지 장애유형별로 실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꼼꼼하고 철저하게 이뤄졌다.
목발과 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장애인 가구에는 건물 주출입구의 계단을 제거하고 경사로를 설치, 편리한 이동으로 바깥나들이를 통한 이웃 간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시각장애인 가구에는 안전보행을 위해 보조손잡이 설치, 문턱 제거, 방문손님의 음성인지가능 초인종을 설치하고, 청각장애인 가구에는 화면으로 상대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화상인터폰과 초인 등을 설치했다.
장애인의 장애유형에 따라 시각장애인에게는 청각정보를, 청각장애인에게는 시각정보를 제공하는 경보 설비를 연계한 자동누전차단기·자동가스차단기·화재경보기를 설치했다.
이와 함께 생활환경 중 많은 장애인들이 불편하게 여기는 화장실의 경우에도 다양한 개선이 이뤄졌다. 우선 재래식 화장실은 수세식으로 변경하고, 문턱제거와 안전손잡이 설치, 변기높이조정, 세면대 배치 수정, 화장실 문폭 확장 등 화장실 및 욕실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높였다.
이밖에도 키 높이 싱크대 설치, 단열재 시공 및 벽체 틀 설치, 수납공간 마련, 도배·장판 교체, 안전 설비 설치 등도 이뤄졌다.
시는 2009년부터 작년까지 저소득 장애인 총 303가구를 지원했으며, 수혜가구의 만족도는 평균 92.23%로 높은 것으로 나타냈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저소득 장애인의 집수리사업을 통해 적어도 가정 내에서나 외출시에는 제약 없이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원했다”며 “이를 통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저소득 장애인 가구들이 삶의 질을 조금이나마 높이고, 사회참여활동도 보다 활발히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