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떡이 커보인다’ 박근혜-문재인 ‘사람 빼오기’ 경쟁

입력 2012-12-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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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동교동계 ‘헤쳐모여’식 … 엇갈린 선택

한국정치의 양대 산맥을 형성했던 상도동계(YS)와 동교동계(DJ) 핵심 인사들이 제18대 대선에서 ‘헤쳐모여’ 식의 엇갈린 선택을 하면서 정치판 이합집산이 재현되고 있다. 이번 대선이 3~5% 정도의 초박빙으로 전개될 거란 전망에 따라 여야의 상대편 ‘사람 빼오기’ 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계 핵심인물인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은 전날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지지선언을 하고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YS가 박 후보를 공식 지지한 가운데 일부 상도동계 인사들이 반대 진영에 서게 된 셈이다.

김 상임의장은 11일 라디오방송에서 “(문 후보를 지지한) 선택의 결정은 김 전 대통령의 의견과 상치하지 않고 제 선택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과 사전 상의는 없었지만 차남인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에게는 알렸다”고 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측엔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김경재 이윤수 전 의원 등이 동교동 및 구 민주계 인사들이 둥지를 틀었다.

전날엔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예고한 무소속 박주선(광주 동구) 의원이 반대 입장을 지닌 주변 인사들에 의해 납치·억류된 것으로 보도됐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촌극을 빚었다.

양 캠프에서는 “특정 사람을 빼가며 상대 진영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엇갈린 선택을 한 이들에 대한 정체성 논란과 “대선 캠프가 철새 도래지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박-문 두 후보 모두‘국민통합’을 강조하는 데다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대를 위해 세 불리기는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양 캠프는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고건·정운찬 전 총리 등 영향력 있는 인사를 영입하기 위한 물밑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적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사회여론조사본부장은 “신선한 인물들도 아니고 이들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며 “지지층 결집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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