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에 색깔 논쟁… 민주당은 ‘친노 + 옛 민주계’ 올리브그린 채택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후보 간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색깔론’이 등장해 이슈가 되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지난 8일 첫 유세에서 선보인 ‘붉은색 목도리’가 발단이다. 자세히 보면 주황색이지만 언뜻 보면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보인 탓이다. 당시 문 후보가 노란색 목도리를 착용하고 있는 만큼 색깔을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트위터에서는 이를 두고 “안 전 후보가 사실상 박근혜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라거나 “노랑과 빨강을 섞으면 주황색인데 중도 우파를 포섭하기 위한 안 전 후보의 전략이냐”는 등의 얘기가 떠돌았다.
이런 이유에선지 안 전 후보는 지난 9일 유세에서는 하얀색 목도리를 했다. 이날도 민주당의 노란색 목도리를 하지 않아 그의 속내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다.
실제로 캠프별 상징색은 후보의 비전과 의지를 알려준다. 안 전 후보는 선거 운동 당시 파란색으로 미래와 변화를 보여주려 했다. 보수와 진보를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열정을 의미하는 붉은색으로 상징색을 바꿨다.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의도였다.
민주당은 최근 담쟁이를 의미하는 올리브그린을 채택했다. 노랑과 녹색에서 파생된 색으로 차분한 느낌과 안정감을 표한하기 위해서였다. 친노무현을 상징하는 노란색과 옛 민주계를 대표하는 녹색을 결합한 셈이다.
문재임 캠프 측 관계자는 최근 한 방송에서 “노랑과 초록을 혼용하던 당색을 초록으로 통일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의 상징색이던 노랑을 접고 친노 색깔빼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장에서 색깔 있는 옷을 입은 사람들 숫자를 보면 동원인지, 자발적 참여인 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인원을 동원하지 않고 있어서 안 전 후보도 특별한 의미 없이 색깔 있는 옷을 입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대선이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이미지를 상징하는 색깔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안 후보가 앞으로 노란색 또는 녹색 옷을 입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