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청(USPTO)이 이른바 '스티브 잡스 특허'로 불리는 터치스크린 관련 특허가 무효라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이는 지난 10월 바운스백 관련 특허(특허 번호 '381)에 대한 잠정 무효 판단 이후 미국 특허청이 애플 특허에 대해 내린 두번째 무효 판정으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법정 공방에서 애플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특허전문블로그 포스 페이턴츠와 IT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는 미국 특허청이 지난 3일 애플의 '휴리스틱스를 이용한 터치스크린 디바이스, 방식,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특허('949 특허)에 대해 잠정적으로 무효 판정을 내렸다고 8일 전했다.
미국 특허청은 이 특허의 청구항 20개에 대해 모두 '거절' 판정을 내렸다.
해당 특허는 애플의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가 개발자로 참여해 애플측 변호사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스티브 잡스 특허'라고 불리는 것이다.
잡스는 300개 이상의 특허에 참여했는데, 이 중 '949특허는 가장 대표적인 스티브 잡스 특허로 불린다.
이 예비판정은 애플이 앞으로 2개월 안에 일련의 항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최종 확정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미국 특허청이 관련 사안에 대해 발표한 첫번째 공식 판단인 데다 애플의 청구항을 전부 거절한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과소평가 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포스 페이턴츠는 해석했다.
이 특허는 애플이 삼성전자나 모토로라 등 많은 회사들과 일련의 특허소송을 벌이면서 멀티터치 기술과 관련해 주로 사용하고 있는 상징적 기술이어서 주목된다.
이 특허는 지난 10월 미국 무역위원회(ITC)가 내린 애플 승소 예비 판정의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당시 ITC는 삼성전자가 '949 특허 등 애플의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 관련 특허 4건을 침해했다고 판정했다.
ITC는 삼성전자측 요청으로 이 예비 판정에 대한 재심사를 진행 중이어서 USPTO의 이번 결정이 삼성측에 유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미국 특허청은 애플의 바운스백 관련 특허(rubber-banding patent)에 대해서도 무효라는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 특허는 지난 8월 삼성전자에 10억5천만 달러(약 1조1천400억원)의 배상금을 부과한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의 평결에서 배심원단이 침해 판단을 내린 6건의 애플 특허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