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유효성과 배상금 산정 놓고 격렬하게 충돌...쿡, 인터뷰서 삼성과의 관계 심경 밝히는 등 전방위 공세 펴기도
삼성전자와 애플이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특허침해 소송 1심 최종심리에서 특허의 유효성과 배상금 산정 기준을 놓고 격돌했다.
삼성전자 측 변호인은 특허 침해 부문에서 모호한 부분이 있어 재판을 다시 열어야한다면서 배상금 산정 과정에서도 배심원단의 실수가 있었다고 공격했다.
삼성 측은 이 같은 실수를 감안할 때 지난 8월 평결 당시 배상금 10억5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 가운데 9억 달러 정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배심원들이 특허침해를 인정한 스마트폰 26종에 대해 판매금지 결정이 내려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루시 고 담당 판사는 심리를 시작하면서 사안이 많고 복잡한 점을 감안해 사안별로 판결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혀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애플은 이날 최종심리를 앞두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첫 TV 인터뷰에 나서는 등 전방위 공세에 나서 주목을 끌었다.
애플은 맥 컴퓨터 생산기지 이전을 비롯해 아이폰5 한국 출시 등 여러 이슈들을 동시에 토해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CEO에 오른 뒤 처음으로 TV 인터뷰에 출연해 삼성전자와의 관계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쿡 CEO는 “삶은 때로는 복잡하고 힘겨운 것”이라며 “(삼성과의 관계가) 사실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송은 정말 싫다”면서도 “이번 소송은 ‘가치’에 대한 문제다. 모두가 자기 자신의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삼성은 애플의 최대 부품 공급업체이면서 동시에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다.
쿡 CEO는 “많은 시도 끝에 삼성전자와 소송을 벌이기로 했다”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쿡 CEO는 지난 수년간 맥 컴퓨터를 제조해온 중국의 공장설비 일부가 미국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쿡 CEO는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내년에 1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시설 일부를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1990대 후반까지 대다수 제품의 조립과 생산을 미국에서 해왔다. 이후 값싼 노동비용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아시아로 생산기지를 옮겼다.
쿡 CEO는 “우리가 특정한 일자리를 만들 의무는 없지만 일자리 창출에 대한 책임은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미국에서 4만3000명, 해외에서 2만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협력사 등을 포함해 미국에서 60만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아이폰5가 처음으로 한국에 출시되는 날이기도 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과 관련해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한 행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8월16일 1심 평결을 앞두고 실리콘밸리 내 연구개발사업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