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또 하나의 이웃… 다문화가정 지원에 팔 걷어붙인 금융권

입력 2012-12-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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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문화·정서교육 둥 국내 정착위한 근본적인 지원 펼쳐

▲지난 7월 하나은행이 개최한 여름캠프에 참여한 100여명의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임영호 하나금융그룹 부사장과 가수 인순이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올해 네 살이 된 민지가 밝은 웃음을 되찾은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엄마가 한국어에 서투를 뿐 아니라 한국 문화에도 익숙하지 않아 민지를 데리고 외출한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일이 바쁜 아빠에 할아버지, 할머니도 안 계신 탓에 민지는 한창 보고 듣고 배울 나이에 답답한 집 안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KB한글배움터에서 놀이치료를 받은 민지는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됐다. 밝은 표정은 기본이고 의사표현도 확실히 하며 또래와 같은 활발한 모습을 되찾았다.

최근 금융권은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과 맞춤형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다문화가구 구성원이 이미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금융권은 다문화가구를 상생·협력해야 할 또 하나의 이웃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통계청이 지난 2010년 실시한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구는 38만6977가구, 가구원 수 93만9379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1757만4067가구)의 2.2%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우리나라 거주 외국인을 다문화가구에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하지만 언어와 문화가 완전히 다른 이들 다문화가구의 한국생활은 그리 녹록지 않다. 지난해 기준 최저생계비 이하 소득으로 기초생활대상자에 포함된 다문화가구(외국인이 포함된 가구)는 총 2528가구로 전체 대상가구 가운데 0.3%에 달했다. 직전 해인 2010년 0.2%보다 소폭 오른 수치다.

먹고살기에 바빠 한국을 알아나가고 적응할 겨를도 없는, 우리 사회의 또 하나의 가족인 다문화가정에 대한 금융권의 도움이 반가운 까닭이다.

◇언어·문화·정서교육 등 근본적인 도움 제공=금융권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단기·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나라가 삶의 터전인 만큼 금융권은 제대로 된 기반형성에 지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희망키움’·‘희망나눔’·‘희망지킴’ 등의 3대 테마를 토대로 언어·보육·학습·정서지원·문화예술 등 다문화가정 정착의 근본적인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는 다문화아동 한글교육 및 보육지원사업 지원단을 통해 10개의 KB한글배움터에서 200여명의 다문화가정 아동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이는 본래 이주 여성들이 한국어, 요리 등을 배우러 복지시설을 찾았을 때 엄마를 따라 온 자녀들을 돌봐주는데서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찾아가는 한글배움터를 시작해 산골·도서 지역 다문화가정에도 교육혜택을 전달하고 있다.

또 YWCA 같은 사회단체 등을 후원하며 매주 또는 매달 발길이 닿기 힘든 다문화가정을 찾아 나선 결과 동해, 목포, 청송 등 5개 지역의 일부 동네에서는 다문화가정이 모여 한글을 배우는 부락단위 배움터가 생겼다.

하나은행도 다문화 자녀의 글로벌 인재육성 지원에 나섰다. 이중언어·문화교육 등 다문화가정 어린이 교육프로그램인 하나 키즈오브 아시아를 통해서다.

지난 7월엔 경기도 용인 기흥에 위치한 하나은행 연수원에서 100여명의 베트남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2박3일간의 여름 캠프가 열렸다. 지난해 6월에는 서울 성북구 삼선동 하나은행 지점에 다문화가정과의 소통 공간인 하나 다문화센터 다린을 열고 어린이 사진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임직원들도 다문화가정 어린이 멘토링, 결혼 이주여성 금융상담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전 계열사에서 출연해 설립된 우리다문화 장학재단을 통해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 학생에 꾸준히 장학금을 전달해 오고 있다. 올해 들어 세 차례에 걸쳐 총 702명에게 4억4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장학생들은 향후 우리다문화 장학재단에서 실시하는 경제교육을 이수하고 이미 활동 중인 우리다문화 드림 서포터즈에 참가해 다문화가정의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경제교육과 학업지원 등을 실시한다.

▲외환은행 ‘다문화가정?외국인근로자 대상 금융상담 행사’.
◇모국방문·채용·금융지원 등 피부에 와 닿는 혜택=먼 이국에서 온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에게 가장 큰 기쁨은 단연 모국방문일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움직여야 하는 만큼 경제적 부담이 큰 탓에 이들에게 고향방문은 몇 번의 고민을 거듭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다문화가정의 모국방문 이벤트를 잇따라 열었다. 지난 4월 전북은행은 다문화가정 온가족 친정 나들이 행사를 개최해 경제적 어려움으로 친정을 방문하지 못한 도내 여성이민자와 가족들에게 고향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6월 KB국민은행 다정다감(多정多감) 나눔 걷기대회를 통해 모인 기부금 2900만원과 KB국민은행에서 후원한 3100만원 등 모두 6000만원을 다문화가족 모국방문에 지원했다.

IBK기업은행은 다문화가정 결혼이주민 13명을 공개 채용, 일자리 제공을 통한 다문화가정 지원에 힘썼다. 이들은 외국인을 상대로 통역뿐 아니라 체크카드 발급, 보험상품 판매 등 마케팅 업무를 맡는다.

신한은행은 다문화가정 등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위해 외국인전용 상담창구인 글로벌데스크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몽골어, 태국어로 업무를 볼 수 있는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일 외환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다문화가정과 외국인근로자를 대상으로 금융상담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으로 가까이 하기 힘들었던 한국 금융제도와 다양한 금융상품을 다문화가정에 소개함으로써 그 동안 누리지 못했던 각종 금융혜택을 이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밖에도 우리금융그룹은 서울 광희동 등 5개 지역의 외국인 근로자 특화지점의 영업시간을 일요일까지 확대하는 등 업무로 바쁜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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