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1.5% 전망…와일드 카드는 인도"
미국 경제흐름을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이코노미스트들이 내년 미국 경제가 무기력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조슈아 샤피로 마리아피오리니라미레즈(MF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초저금리 기조와 양적완화 등 경기부양책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며 “1조 달러(약 1083조원) 규모의 재정적자도 앞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피로는 블룸버그마켓이 지난 9월 2년간 미국 경제를 가장 잘 예측한 이코노미스트로 선정한 인물이다.
글로벌 경제 전망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JP모건체이스 역시 이와 비슷한 입장이다.
JP모건체이스의 브루스 캐스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지금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내년 들어 경제는 완만하게(modestly) 성장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완만한 성장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양적완화와 같은 매우 제한된 정책에 의지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계속해서 재정절벽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와 관련해 캐스먼은 “내년 글로벌 경제는 3% 정도 성장할 것”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 정책이 효력을 발휘하면 유럽 재정위기는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중국은 내년에 글로벌 경제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그러나 경제구조 개혁의 필요성 때문에 중국은 지난 10년간의 두 자릿 수 성장을 지속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의 경제는 침체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2년 연속 최고 유로존(유로 사용 17국) 경제 전망가로 선정된 독일 데카방크의 안드레아 쇼이어레 애널리스트는 “유로존은 내년에 장기 경기침체에 접어들 위험이 있다”면서 “유럽은 금융시스템과 관련된 새로 규정을 정하는 등 개혁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이탈리아 총선에서 긴축을 반대하는 야당이 승리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 역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신흥시장에서는 인도가 글로벌 경제의 ‘와일드카드’로 지목됐다.
캐스먼 이코노미스트는 “인도가 우려되는 국가 중 하나”라면서 “인도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고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