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행보 주목… ‘헤쳐모여’식 창당 유력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내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신당을 창당, 제도권에 진입해 대권재수를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 전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한 23일 당일 아침과 밤에 “내년 재보선이 언제 있느냐” “이게 끝이 아니다. 내년에 재보선도 있다”고 참모진에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전 후보는 또 “재보선이 몇 군데에서 열리나. 그러면 새누리당 의석수는 어떻게 바뀌나”라고 내년 4월 재보선에 관해 상세하게 질문을 던졌다.
이를 두고 캠프 내에서는 “안 전 후보가 내년 재보선에 참여하려 하는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의 당선을 도운 뒤 내년 4월 재보선을 전후해 신당창당을 시도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본인은 물론 측근들도 국회에 입성, ‘새정치’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측근은 “안 전 후보가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은 70%”라면서 “문 후보가 당선될 경우 독자적으로 정당을 만들 수 있고, 만약 낙선한다면 뜻이 맞는 민주당과 새누리당 인사 일부와 함께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전 후보는 본인이 세가 없고 (자신을 도울) 국회의원이 없다는 상황을 절감했을 것”이라면서 “대선 후에 무소속연대나 신당창당을 통해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을 재보선 지역에 내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민주당이 정권교체에 실패할 경우 민주당, 구체적으로는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위기가 닥쳐온다”면서 “안 전 후보는 친노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다. 민주당과 문 후보가 패하면 야권재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데 안 전 후보는 이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토대로 안 전 후보가 5년 뒤 대권 재수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그가 사퇴의 변에서 “새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 “제게 주어진 시대의 역사와 소명을 결코 잊지 않겠다.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 몸을 던져 계속 그 길 가겠다”고 한 대목에선 대선 재도전 의지가 묻어났다는 평가다.
여기에 28일 캠프 참모들과의 오찬에서 “앞으로 무슨 일을 할 때 제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지지해주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고 한 것도 향후 정치 입지를 위해 지지 세력을 묶어놓으려는 전략적 발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 교수는 “안 전 후보가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지지자들을 유지하려는 의도”라면서 “안 전 후보 입장에선 정치개혁이 상위개념이고 정권교체는 하위개념이다. 새정치 실현을 위해 자신이 다시 (대권도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