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출신 박기범씨 첫 합격
그는 최고도의 안경을 쓰고도 시력검사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력이 약하다.
하지만 그는 평소 암기력과 암산력, 통찰력을 길러 다른 응시생보다 문제를 읽는 속도가 느린 단점을 보완했다.
또한 몸의 불편함을 극복하려고 의도해서 집중력을 길렀다.
실제로 그는 이같은 집중력으로 전남 화순 능주고등학교 입학시 전교 180명 가운데 160등이었지만 집중해서 공부하다 보니 졸업 때는 전교 5등까지 올랐다. 또한 2008년 성대 입학 당시에도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올해 취업준비 때도 다른 기관이나 회사는 아예 지원하지 않고 한은 한 곳에만 지원하는 전략적 집중력도 주효했다.
박씨는 장애가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자라면서 점차 무덤덤해졌다고 했다. 암기력·암산력·통찰력을 길러 장애를 극복하려 했듯이 집중력 역시 성장의 발판으로 작용했다는 답변이다.
이같은 각고의 노력으로 박씨는 1급 중증 장애인으로는 최초로 한은의 직원이 됐다. 고교시절 뇌출혈까지 겹쳐 뇌병변이생기면서 하반신까지 자유롭지 못한 박씨가 많은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선사한 셈이다.
특히 그는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지난주에 부모님의 생신이 걸쳐 집안의 기쁨이 두배가 됐다고 언급했다.
한편 올해 첫 1급 중증장애인을 선발한 한은은 박씨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부서에 배치할 계획이다. 조만간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6급 직무직 15명을 선발하는 등 장애인 문호를 더욱 넓힐 예정이다.
지금까지 경제·경영·법·통계·컴퓨터 등 5대 전공에 한정해 신입직원을 채용했던 한은은 올해 처음으로 ‘자유전공’분야를 신설, 3명을 뽑았다. 이들의 전공은 수학·노문·중문학이다. 이는 평소 문사철(文史哲)을 강조해온 김중수 총재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