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닥치고 패밀리’ 민찬기, 포스트 이준기의 출현

입력 2012-11-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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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누구에요? 훈남이다…” 인터뷰를 위해 이투데이를 방문한 민찬기를 본 여기자들의 반응이다. 감동 섞인 코멘트는 화면 밖 민찬기의 이미지를 대변해 준다. KBS2 일일시트콤 ‘닥치고 패밀리’ 우 역의 민찬기를 보고 있자니 2003년 MBC ‘논스톱4’로 데뷔한 이준기가 교차된다. 당시 스물세 살이었던 이준기와 현재 스물네 살인 민찬기는 적지 외모에서 풍기는 풋풋함과 여심을 홀리는 미소, 살아서 반짝이는 눈빛까지 많은 게 닮아 있다. 시트콤으로 첫 발을 내딛은 것까지… 억지 연관이라고 하기에는 상당부분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두 사람이다.

◇ 첫 연기, 자존심 버리고 배우자고 다짐

KBS2 ‘닥치고 패밀리’에서 민찬기는 꽃미남에 이기적인 기럭지로 아줌마들의 마음을 훔치는 우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극중 희봉(박희본)을 좋아하지만 좀처럼 마음을 드러내지 못해 좌충우돌 하는 인물.

“박희본 선배와 연기 호흡을 맞추다보면 ‘아, 연기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아요. 정말 배우고 싶죠. 하지만 단 숨에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박희본 선배는 ‘다 세월이 알려준다’고 조언하던데요.(웃음)”

‘닥치고 패밀리’로 연기 첫 발을 뗀 민찬기에게는 촬영 현장의 모든 게 학습이다. 선배 연기자들 뿐 아니라 감독, 스태프까지…현장의 누구 하나 스승이 아닌 이가 없다.

“프로 게이머 시절에는 큰 대회에서도 떨지 않고, 주눅들지 않은 스타일이었어요. 큰 대회로 어느 정도 배짱은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연기를 해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연기는 문외한이어서 그런지 자꾸 주눅이 들더라고요. 매일 혼나면서 노력하고 있어요. 이제는 스스로 ‘주눅 들지 말고, 자존심 버리고 받아들이자’고 마음을 다스리고 있어요.”

“마냥 어리광만 부릴 수 없다”는 그의 말처럼 데뷔작이라 하더라도 ‘민찬기’라는 이름 석자를 걸고 시작한 연기다. 작품 안팎으로 부족한 부분을 모니터링해라면서 진짜 연기자가 되기 위해 고심하는 그의 모습도 2003년 당시 이준기를 닮았다. 고심하던 이준기는 데뷔 2년 만에 영화 ‘왕의 남자’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기회가 왔을 때 재빠르게 포착할 수 있었던 것은 준비된 마음가짐이었으며 연기를 향한 절치부심 덕이었으리라.

▲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인기 프로게이머 출신, 온라인에서는 톱스타

사실 민찬기는 이름만 대면 왠만한 게이머들은 알만한 프로게이머 출신이다. 잘 생긴 얼굴에 실력과 쇼맨십까지 갖춘 덕에 팬카페 규모도 상당하다. 잘 나가던 프로게이머가 일순간에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생전 처음 해보는 연기를 하겠다고 나섰을 때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게 많았던 것 같아요.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다고는 생각했지만 배우는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나 봐요.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갈등을 빚더라고요. 군 제대 이후 진로를 고민하다가 늦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도전하게 됐어요. 막연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다가 막상 방법을 찾다보니 어려움이 많더라고요. 오디션에서는 수도 없이 낙방했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민찬기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민찬기 성질’이라는 키워드가 연관검색어로 등장한다. 이는 그의 쇼맨십을 일컫는 말이다. 적잖이 영리하다.

“프로게이머 시절에 마음대로 게임이 안 풀리면 키보드나 책상을 치면서 인상을 찌푸리곤 했어요. 처음에는 나도 모르게 취한 액션이었는데 그 모습을 좋아하는 거예요. 성질 부리는 모습 보려고 은근히 지길 바라는 팬들도 있었을 정도에요. 그러다보니까 나도 그걸 의식해서 약간 오버한 면도 있죠. 의도된 성질이랄까요?(웃음)”

프로게이머 시절부터 이미 연기자로서 끼를 보여 왔던 민찬기는 야망이 엿보이는 신인이다. 연기로도 프로게이머 시절처럼 우뚝 서고 싶다는 욕심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신인과 인터뷰를 할라치면 의례히 “인기보다 연기를 잘 하고 싶다”고 말하기 일쑤지만 그는 “올라서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낸다.

“당장이 아니더라도 스타가 되고 싶어요. 프로게이머 시절처럼 올라서고 싶은 마음이 강합니다. 독기 품고 열심히 할 거예요. 물론 하정우, 조승우 선배처럼 장르 불문하고 어떤 연기든 소화하는 연기자도 되고 싶지만 대중을 사로잡는 매력을 갖춘 스타도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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