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연말 동시 특수에도 소비가 회복되지 않는 건 가계빚 급증에 따라 소비 여력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또 대외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향후 우리 경제에 대한 예측을 어렵게 해 부자 서민을 가릴 것 없이 모두 지갑을 닫았다.
20일 한국은행이 밝힌 올 상반기 가계빚은 922조원에 달한다. 이 중 지난해 급격하게 증가한 자영업자들의 부채는 지난 3월말 기준으로 43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자영업자들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빚은 16.9% 늘었고, 전체 가계빚도 8.9% 증가했다.
문제는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저소득층의 채무상환능력이 급속히 떨어졌다는 점이다. 제2금융권 대츨이 증가하고, 생계비마련 목적의 저소득층 대부업 대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소득여건이 나빠지면 부실위험은 크게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저소득 계층의 부실화율을 보면 연소득 2000만원 미만 대출자의 연체율이 작년말 0.6%에서 지난 8월말 1.1%로 두 배 가량 늘었다.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소득이 증가해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지난 3분기 소비지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세계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3.6%) 이후 3년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소득 증가율은 6.3% 였다.
소비심리지수(CSI) 지난달 까지 세달 연속 기준치를 밑돌 정도로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2년 10월 C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98를 기록했다. 올해 1월 98이었던 CSI는 2월 100으로 올라선 뒤 8월 99를 기록하며 다시 100 밑으로 내려섰다. 9월에도 9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