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또다시 무산되면서 국내 주택 공급 부족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국내 건설사들의 주택 공급 의지를 꺾어 오히려 집값을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다음해 2008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5년간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113만8466가구였다. 이는 2008년 이전 5년간(2003년~2007년) 153만5319가구보다 26%가 줄어든 물량이다.
여기서 임대를 제외한 분양 물량만 따진다면 물량은 더 줄어든다. 2008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5년간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같은 기간 대비 무려 38.4%가 줄어든 83만820가구에 불과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건설사들의 실제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분양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계획했던 분양일정을 연기하거나 대거 취소되면서 공급물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일시적으로 분양가를 올려 소비자들의 부담을 늘리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돼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까지 겹치면서 사업성이 떨어져 민간건설업체들은 분양을 중단하는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는 중장기적으로 공급 물량 축소로 이어지고, 공급 부족으로 집값을 되려 올리는 악순환 반복을 낳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이 스스로 분양가를 낮춰 분양하는 사례가 많아 실효성 자체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건설사도 제 분양가를 받지 못하는 시장 침체기에 분양가 상한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정치권이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도 수요와 공급 논리를 따른다. 민간 건설사들이 공급을 줄이면 언젠가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뛰어 오를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