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측 사과했지만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안 후보 측이 협상 중단 이유로 삼은 건, 민주당이 익명의 관계자 발(發)로 언론에 ‘안철수 양보론’을 흘리고 있다는 것과 안 후보 측 협상 실무팀에 대한 인신공격 등이다.
‘안철수 양보론’은 문 후보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번 주를 넘기면 안 후보가 양보할 수도 있다”는 게 보도되면서 갈등으로 불거졌다.
또 문 후보 측 백원우 정무2특보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안 후보 측 협상팀원으로 나선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에 대한 포스터를 공개하면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썼고 김현 대변인이 ‘좋아요’를 눌렀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민주당의 여러 행동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고 공개 경고를 날렸고, 오후엔 “문 후보 측의 겉의 말과 속의 행동이 다르다”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민주, 사과는 했지만 … =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문 후보 캠프는 발칵 뒤집혔다.
부산을 방문 중인 문 후보는 “만약 오해가 있었다면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면서 “어떤 일 때문에 그렇게 된지 몰라도 만약에 오해가 있었다면 그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즉각적인 협상 재개를 촉구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 단장은 “향후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 사소한 오해도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면서도 “캠프차원의 조직적, 의도적 행위가 아닌 것에 대해 협상중단까지 선언한 건 당황스럽다”고 했다.
문 후보 측은 공식적으로는 사과했지만 내부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당초 이날 발표할 것으로 관측됐던 ‘새정치공동선언’의 발표 지연도 그렇고 안 후보 측에서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예전에도 통합진보당과 (야권단일화 협상을) 하면서 이런 일을 수도 없이 겪었다”면서 “흐름이 이러니까 판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이 표면적으로는 문 후보 측의 발언을 문제 삼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문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들이 나오자 ‘협상 잠정 중단’이라는 카드로 여론을 반전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새정치 공동선언’ 발표 지연 두고로 ‘책임 떠넘기기’ = 양측의 불화는 이날 오전부터 징조가 보였다. 당초 이날 오전으로 예상됐던 문-안 후보의 단일화 사전 작업인 ‘새정치공동선언’ 발표 시기 지연을 두고 양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연출했다.
문 후보 측은 “오늘 오전에 만났으면 좋겠다고 안 후보 측에 통보했지만 아직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지만, 안 후보 측은 “오늘 (발표를)한다는 건 못 들었다”고 다른 말을 했다.
이후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문 후보 쪽에서) 2가지 시각을 얘기했고 모두 일정상 (안 후보가 수락하기)어려웠다”면서 두 후보의 일정 탓에 발표가 지연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