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일본의 몰락] 경제는 뒷전… 우경화로 치닫는 일본 정치

입력 2012-11-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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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
일본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은 추락하고 있지만 정부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자민당은 당쟁을 일삼고 있고 ‘경제 살리기’는 뒷전이다.

일본 경제성장률이 3개 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일본은 연말까지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며 경기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 9월 마감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9%, 연율로 환산하면 -3.5%로 추락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일본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4분기 -0.3% 이후 처음이다.

경제는 무너지고 있지만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취임 1년이 넘었지만 야당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노다 총리는 사회 복지·연금·세제 개혁 등의 중장기적인 국정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 리더십의 부재가 일본의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비판도 힘을 얻고 있다.

일본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지난 2006년 물러난 이후 해마다 총리가 교체됐다.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중장기적인 경제현안이 논의되고 실행되는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여당의 리더십이 불안한데다 야당 역시 건설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도 풀어야할 숙제다.

제1야당인 자민당은 중의원 해산과 총리 사임을 밀어붙이고 있을 뿐 구체적인 정책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지난달 31일 중의원 임시국회에서 “이른 시일 내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는 것이 최고의 경제대책”이라고 강조했을 뿐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해법 모색은 뒤로 하고 자위대를 군대로 바꾸고 고노 담화를 수정해야 한다는 등 우경화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문제는 일본 정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다 총리는 최근 자민당이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이르면 이달 중 TPP 참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또 TPP 참가 선언 이후 발생할 정국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의원 해산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노다 총리는 다음달 16일이나 22일 중 하루를 총선 날짜로 저울질하고 있다.

만일 총선 일정이 확정되면 이달 중 일본의 하원격인 중의원은 해산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아사히신문도 전날 노다 총리가 고시이시 아즈마 민주당 간사장과의 회동에서 여건이 갖춰지면 연내 중의원 해산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노다 총리는 사실 지난 8월 초 자민당과 ‘가까운 시일 내’ 총선을 실시하기로 합의했으나 자민당이 차기 총선시 정권을 탈환할 것으로 예상되자 세 달이 지나도록 시기를 확정짓지 못했다.

그러나 자민당이 최근 적자국채발행법안 처리에 합의해 15일 중의원, 21일 참의원 통과 일정이 확정되면서 노다 총리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태다.

노다 총리가 국회 해산을 결심한 것은 핵심 과제 중 하나인 TPP 협상 참여가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 협상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은 참가를 늦출수록 세계 통상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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