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현대미포 등 ‘현대가 조선주’ 약세…왜?

조선주 맏형 현대중공업, 장부가치 밑돌아 ‘굴욕’…미포조선, 2014년까지 실적전망 하향조정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유난히 강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하락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조선주(株)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은 주가가 연일 신저가 행진을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장부가 밑으로 떨어지는 굴욕을 겪고 있다.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도 부진한 실적으로 목표주가 하향이 잇따르면서 체면을 구겼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2.20%(4500원) 하락한 20만원에 거래를 마친 현대중공업은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특히 장 초반 19만7500원까지 떨어지면서 250일 최저가를 기록했다. 2010년 이후 20만원 이하로 처음 떨어진 것이다. 현대중공업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93배로 1배 밑으로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15조2000억원.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의 지배주주자본 총계는 16조3791억원으로 시가총액이 보유 자산가치보다 적다.

현대중공업 주가 약세는 전체적인 업황 부진에 회사의 실적 약화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게 증권전문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달성률(금액 기준)은 목표치 대비 42.9%에 불과하다. 이는 삼성중공업(68.0%)과 대우조선해양(95.7%)의 절반 수준이다. 해양플랜트 수주 역시 목표의 30.9%를 기록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81.1%와 124.9%에 한참 못 미쳤다.

또 결제수단 변동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기 전후로 잔금 지급 방식이 ‘톱 헤비(top-heavy)’방식에서 ‘헤비 테일(heavy-tail)’ 방식으로 대부분 바뀌었는데 톱 헤비 계약하에서는 공정별로 균등하게 잔금이 들어오지만 헤비 테일 방식에서는 인도 시점에 대금 60%가 몰아서 들어온다.

특히 2010년 현대오일뱅크 인수 이후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계획했던 기업공개(IPO)는 증시 불황으로 연기된 반면 해양플랜트 등을 강화하기 위한 자금은 추가로 투입되면서 현금흐름이 계획처럼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상태다.

지난 13일 2.20%(2500원) 하락한 11만1000원에 거래를 마친 현대미포조선도 실적부진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현대미포조선의 실적이 개선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투자의견 비중축소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9만6000원으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조선업황 하에서는 현대미포조선이 수주 확보를 위해 마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2014년까지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원·달러 환율하락에 따른 환차손도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환율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미포조선은 환 노출도가 높아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장중 매매동향은 잠정치이므로 실제 매매동향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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