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메이커, 그들의 세계]"매니저는 인내와 끈기가 필수… 원석을 보석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

입력 2012-11-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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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한 WM컴퍼니 실장 "출근은 10시, 퇴근시간은 미정…천직이라 생각하고 일해"

▲배우 박해진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윤주한 WM컴퍼니 실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더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며 "원석을 갈고 닦아서 보석을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라고 강조했다.(사진=노진환 기자)
매니저, 특히 현장 매니저의 근무 환경은 ‘열악하다’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처음에는 월급도 없이 활동하면서 들어가는 경비만 받는다. 그렇게 꼬박 3개월이 지나서 손에 쥔 월급은 30만원. 제대로 생활이 될 리 없다. 고된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모아둔 돈을 축내는 꼴이다. 그래도 하겠다는 사람은 많다. 매니저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직업이다. 현장에서 배우를 기다리는 인내와 고생 속에서도 이 일을 포기하지 않는 끈기.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10년 전 윤주한 실장(WM컴퍼니)의 매니저 생활은 이렇게 시작됐다. 호기심 반, 동경 반으로 뛰어든 매니저 세계에서 갖은 고생 끝에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과거의 자신처럼 현장에서 뛰는 후배 매니저들을 챙기고 조율해주는 어엿한 선배다.

윤 실장의 주된 업무는 KBS 2TV 주말드라마 ‘내딸 서영이’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박해진을 쉬지 않고 알리는 것이다. 직책을 맡은 만큼 더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공식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 하지만 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한가지 확실한 건 일찍 집에 들어가는 날이 없다는 거죠.”

어떤 선배 밑에서 배우느냐, 어떤 성격의 배우를 맡느냐에 따라 매니저 생활은 크게 달라진다. “박해진씨는 정말 프로예요. 꼼꼼하고 세밀하죠. 그래서 쉴 틈이 없지만 덕분에 저도 옆에서 배우는 게 많아요.”

좋은 선배를 만나면 훨씬 빨리 성장할 수 있다. 매니저 일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달리 없는 만큼, 업계에서 노하우를 쌓은 선배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이런 ‘무형의 자산’을 쉽게 알려주는 선배는 그리 많지 않다. 혹시라도 자신의 입지가 줄어들까봐 걱정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영원히 함께 일할 수는 없겠지만 업계 특성상 나중에 다시 만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야 할 일이 분명히 생겨요. 그런데도 당장 욕심이 앞서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요.”

매니저는 하루종일 자신이 챙기는 배우가 자신을 챙겨줄 때 보람을 느낀다. 따뜻한 말 한 마디만으로도 무거운 피로가 스르르 풀린다. “영화 ‘라디오스타’를 보고 감회가 남달랐어요. 그렇게 서로 믿고 의지하는 따뜻한 관계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계속 일할 수 있죠.”

맡은 배우가 잘 됐을 때 얻는 기쁨은 누구보다 크다. “원석을 갈고 닦아서 보석을 만드는 것이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매니저라면 누구나 비슷한 바람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10년을 일해도 여전히 박봉이고 여자 친구를 만날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지만, 윤주한 실장은 이 일을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매니저를 꿈꾸는 친구들이 있다면 먼저 자신의 적성에 맞을지 잘 생각해보는 편이 좋아요.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열심히 해서 살아남겠다’는 굳은 각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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