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조 날린 사업 책임 공방…코레일·롯데 소송전 조짐
장기표류 상태에 있는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본금 1조원을 대부분 써버려 오는 12월 파산이 예고돼 있음에도 해결책을 내놔야할 1대주주 코레일과 2대주주 롯데관광개발이 사업 좌초 책임을 놓고 맞소송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비만 31조원에 이르러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지않은 만큼 서둘러 정부와 서울시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용산 개발사업의 실무를 맡은 자산관리위탁회사(AMC)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1일 “용산역세권개발은 드림허브 이사회의 결정을 실행하는 회사이며, 더불어 모든 30개 출자사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며 “출자사 간 다툼으로 파산도 할 수 있는 만큼 만일을 대비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중단시 드림허브와 출자사간에 손배 책임가능성 법률검토’를 김앤장 측에 의뢰했다”고 말했다.
코레일이나 롯데관광개발의 입장만을 대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머지 전략, 재무, 건설 투자자들의 입장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법률적 검토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용산역세권개발의 최대주주는 지분 70.1%를 보유한 롯데관광개발이다. 코레일 지분은 29.9%에 불과하다.
반면 용산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의 지분은 코레일(25.0%)이 롯데관광개발(15.1%)보다 많다. 실무 추진회사와 시행사의 최대주주가 각기 다른 기형적인 구조다.
게다가 코레일은 단계적 개발과 주주 공동 증자를, 롯데관광개발은 일괄 개발과 채권 발행을 주장해 핵심 사안에서 서로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사업이 무산되면 바로 소송하겠다는 의미”라며 “코레일(3명)을 제외한 이사회 멤버가 보통결의로 의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사업 좌초의 책임은 경영권을 쥐고도 자금조달에 번번히 실패하고 있는 롯데관광개발측에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