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로 본 CEO] ‘반토막 주가’깊어지는 김준일 락앤락 회장의 고민

입력 2012-11-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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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잇따른 분쟁 ‘골치’…해외사업 확대·무형자산 강화 등 ‘체질개선’으로 위기 타파

김준일(60) 락앤락 대표이사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각종 분쟁에 휘말리면서 주가까지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락앤락은 지난달 31일 2만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4만원대를 웃돌았던 1년전과 비교하면 반 토막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이 바람에 김 회장은 지난해 기업은행에서 받은 주식담보대출에 대해 40만주를 추가로 제공하고 대출기한을 1년 연장할 수 있었다.

락앤락은 지난 2010년 코스피 상장할 당시 상장 기업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높은 회사로 각광을 받았다. 김 회장도 1조원대 주식거부(巨富)라는 호칭을 들으며 부러움을 한몸에 사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락앤락이 왜 이처럼 고전하게 됐을까. 주된 이유로 의외의 부진한 실적이 꼽힌다. 이혜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장기 불량재고 처분에 따른 이익률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14.5% 감소해 부진할 전망”이라며 “3분기 29억원, 4분기 75억원 가량의 재고 관련 손실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4분기는 바닥을 다지는 그런 기간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악성재고를 털면 실적이 더 이상 곤두박질치지 않을 것이란 희망도 있다는 설명이다.

잇따른 분쟁도 락앤락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현재 락앤락은 호텔·레스토랑·카페에 들어가는 주방용 집기류 브랜드 ‘호레카’상표 사용을 두고 바이맥스인터내셔날과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또 밀폐용기업계 경쟁기업 삼광유리가 락앤락의 제품 ‘비스프리’의 허위·과장 광고 등으로 지난달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면서 지난 2006년 이후 법정공방만 40여 차례 벌여온 두 업체간의 싸움이 또 다시 점화됐다.

김 회장은 맨손으로 회사를 일군 자수성가형 최고경영자다. 1952년 대구 출신인 그는 집안의 가세가 기울자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영업사원으로 일을 하며 한국방송통신대에서 행정학을 공부했다. 이후 1978년 26세의 젊은 나이에 국진유통을 창업했고, 7년 후에 제조업체로 전환하면서 락앤락의 전신인 국진화공을 세워 110개국에 수출하는 상장기업으로 일궈냈다.

자수성가형 특유의 오뚝이 근성을 기대한 것일까. ‘2020년 매출 10조’를 달성해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김 회장의 비전이 여전히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락앤락은 중국이나 신흥국가 시장상황은 긍정적이기 때문에 해외사업에 더욱 주력해 내수경기 불황에 따른 수익손실을 만회할 방침이다. 또한 분쟁에 강한 회사가 되기 위해 무형자산(산업재산권과 특허권, 저작권 등 통칭)의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며 “체질개선을 본격화한 김 회장이 내년에 턴어라운드를 이루어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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