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부, 애니팡 인기 의식? 게임평가표 수정

여성가족부가 31일 논란이 됐던 청소년 게임 평가계획안을 수정해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성부는 청소년인터넷게임건전이용제도 적용 대상 게임물 범위의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해 각계의 의견 수렴 결과를 반영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통해 확정 고시한다고 발표했다. 청소년인터넷게임건전이용제도는 일명 ‘셧다운제’로 만 16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서는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제도다.

이번에 확정된 게임물 평가 척도는 ‘우월감·경쟁심 유발’, ‘뿌듯한 느낌’, ‘도전과제의 성공’ 등의 문항이 삭제됐고 과도한 게임 중독 요인을 측정할 수 있도록 표현을 보완해 총 7개 문항(기존 12개), 4점 척도(기존 5점)의 평가표를 확정했다.

여성부는 지난달 11일 게임 평가 계획안을 공개하면서 ‘우월감·경쟁심 유발’, ‘뿌듯한 느낌’, ‘도전과제의 성공’ 등 게임의 보편적 요소를 부정적으로 묘사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여성부가 스마트폰·태블릿PC 게임에 대해 2년간 셧다운제 적용을 유예한다고 해놓고 평가 대상에 포함시켜 논란이 됐다. 여성부의 기준에 따르면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 ‘애니팡’은 경쟁심을 유발시키는 특성 때문에 불건전한 게임으로 분류돼 셧다운제 적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김성벽 여성부 청소년매체환경과장은 “각계의 의견수렴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고 문화부 협의를 거쳐 평가척도를 대폭 수정했다”면서 “특히 논란이 된 우월감·경쟁심 유발 관련 문항과 긍정적 가치를 나타내는 문항 등을 삭제하는 등 비판적 의견을 수용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여성부와 문화부는 이번 진행되는 게임물 평가 사업을 분석해 공동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여성부가 논란이 된 평가 항목 문구를 삭제 또는 수정했다고 밝혔지만 ‘게임 결과·점수·기록·게임아이디 등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해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게 하는 방식과 같이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 대한 경쟁심을 과도하게 유발한다’ 등의 항목은 말만 바뀌었을 뿐 오래 하는 게임은 유해하다는 전제가 그대로 깔려 있기 때문에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여성부는 2년간 셧다운제 적용이 유예된 스마트폰·태블릿PC 게임도 포함시킨 이유에 대해 “적용 유예기간이 2013년 5월 19일 종료됨에 따라 이 게임물들에 대한 법의 적용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이를 위해 평가를 해야 한다”면서 “적용 여부는 앞으로 게임물 평가 후 관계부처 협의와 게임업계를 비롯한 각계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서 결정할 계획으로 현 단계에서는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