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460건, 428억달러다. 연내 계약 체결이 유력한 프로젝트 규모가 2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목표 달성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 침체의 파고 속에서도 외화벌이의 최일선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노력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안타까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오일머니 및 플랜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국내 업체들은 올해 전체 수주액 428억 중 240억달러(약 56%)를 중동에서 벌어들였다. 전체 419달러 중 256달러(61%)의 비중을 보인 작년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중동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공종부문에서도 올해 428달러 중 232억달러(54%)가 플랜트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지역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그 지역의 경제 상황이나 발주처 사정이 나빠지면 고스란히 영향을 받게 된다. 또 진출하려는 업체는 넘쳐나는 데 노는 물이 한정되다보니 덤핑 수주 등 제 살 깎기식 경쟁이 벌어지고, 이는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유럽·일본 건설사, 거대한 자본력의 중국 등을 상대로 장기전을 펼치려면 우리 만의 무기가 필요하다. 눈 앞의 실적보다는 시장 다변화와 기술력 향상 등 ‘내실 강화’가 강조되는 이유다. ‘누적 수주액 5000억달러’ ‘연 수주액 700억달러’ 같은 숫자놀음에 환호할 필요 없고, 설사 이루지 못했다 해서 실망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