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이것이 궁금하다]전세계 연기금 중 자산규모 3위…금융시장 '큰 손'으로

입력 2012-10-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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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덩치'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전 세계 연기금 ‘빅3’ 국민연금. 국민연금의 덩치가 매년 엄청나게 커지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금융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자체적인 수익구조가 없기 때문에 연금 가운데 일부를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해 운용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연금의 규모를 늘려나가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매년 금융시장에 투자할 금액을 책정한 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기금을 운영하는 등 금융시장에서는 ‘큰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전 세계 ‘빅3’ 규모 = 국민연금의 규모는 이미 전 세계에서도 손가락에 꼽힐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타워스 왓슨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국민연금 규모는 미화로 3100억달러를 넘어서 일본의 공적연금펀드(GPF)와 노르웨이의 국부펀드(GPFG), 네덜란드의 공적연금(ABP)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한화로 350조원이 넘는 금액이며, 3위인 네덜란드와도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국민연금의 규모가 점차 커져 현재는 3위까지 뛰어 오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2009년 277조원이 되면서 캘리포니아퇴직공무원연금(CalPERS)을 넘어 세계 4위에 올랐다. 그로부터 3년 만에 한 계단 더 올라서는 셈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의 성장 속도를 볼 때 국민연금은 7월 ABP 규모와 같아졌고, 9월 중 ABP를 추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제도는 주요 선진국의 연기금에 비해 출발이 늦었다. 선진국의 연기금들은 상대적으로 나가는 돈이 많은 데 비해 국민연금은 들어오는 돈이 더 많다. 덩치가 비약적으로 커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은 2014년 500조원을 돌파한 후 2022년 1000조원, 2034년 2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올해 평균 4.49% 수익 거둬 = 그렇다면 국민연금은 엄청난 기금을 투자해 어느 정도 수익을 거두고 있을까. ‘국민연금기금 운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기금 운용 수익률은 4.49%, 수익금은 15조786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수익률 0.97%보다 높은 것이다. 지난해 연기금의 수익률(2.31%)과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치다. 다만 2009∼2011 3년 연평균 수익률(7.31%)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수익금은 국내외 채권의 이자 수익과 평가 손익이 11조3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채권 부문은 10조2553억원으로 4.5%의 수익률을 보였다. 해외채권 부문의 수익금은 1조743억원에 그쳤지만 수익률은 6.84%로 국내채권보다 높았다.

올해 변동성이 컸던 주식시장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했다. 국내주식 부문에서는 2조6192억원을, 해외주식 부문에서는 1조2836억원을 각각 벌어들였다. 수익률은 각각 4.05%와 6.53%였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부문에서는 5000억원의 수익금을 거뒀다.

◇ 10대그룹 계열사 지분 총수 지분 넘어 = 특히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연못 속 고래’라 불린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뜻에서 붙은 별칭이다. 국민연금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우량한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우량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하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대기업 지분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10대그룹 상장사 93개에 대한 국민연금 평균 지분율이 6월 말 현재 4.14%로 나타났다. 1년 전에 비해 0.4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10대그룹 총수 지분율은 1.98%로 국민연금 지분율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0대그룹 가운데 국민연금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국민연금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제철 등 현대차 주력 계열사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6.53%의 지분을 확보했다. 계열사 중에서는 현대제철 지분율이 8.1%로 가장 높았다.

현대차에 이어 지분율이 높은 그룹은 삼성이다. 국민연금은 삼성 계열사의 지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으며, 현재 6%대로 올려놓았다. 지난해보다 0.73%포인트가 올랐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연기금의 특성상 우량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대한 보유지분율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 내년 78조 투자·목표초과 수익률 0.38% = 국민연금은 내년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에 총 7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포트폴리오 별로 살펴보면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에 각각 6조6000억원, 국내채권에 54조원, 해외채권에 1조4000억원, 대체투자에 9조5000억원을 각각 배분한다.

2013년 말 기금 규모는 430조원으로 예상되며 자산군 별 목표 비중은 국내주식 20.0%, 국내채권 56.1%, 해외주식 9.3%, 해외채권 4.0%, 대체투자 10.6% 등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신규 자금의 국내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 것은 최근 유럽발 경제위기와는 무관하다"며 "전체 포트폴리오 비율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환 헤지 목표 비율은 해외채권 100%, 해외주식 10%로 확정됐다. 환 헤지란 투자, 수입, 수출 등의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율 변동 위험에 대비해 환율을 현재 시점에 미리 고정하는 것을 뜻한다. 국민연금은 자산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해외투자에 대해 환 헤지를 실시하고 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2009년 9월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해외채권 100%, 해외주식 0%로 결정한 이후 매년 단계적으로 연간 목표 헤지 비율을 결정하고 있다.

내년도 목표 초과 수익률은 0.38%로 올해보다 0.03%포인트 낮아졌다. 목표 초과 수익률은 시장수익률을 초과해 달성해야 하는 수익률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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