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휴대폰 제조업체 관계자의 한탄이다. 지난달 말부터 휴대폰 제조사들이 최고급 사양의 전략폰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반응은 미지근하다. 보조금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차라리 아이폰5가 출시돼 이통사들이 다시 한번 보조금 경쟁을 하길 바라고 있다”며 “보조금이 풀려야 소비자들이 휴대폰 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소비자들은 ‘17만원 갤럭시S3’의 학습효과 때문에 보조금이 풀릴 때 까지 휴대폰 구매를 미루고 있다. 이동통신사 보조금을 제재하려다 시장만 꽁꽁 얼린 셈이다.
결국 지난달 야심 차게 신제품을 내놓은 휴대폰 제조업체만 울상이다. 시장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보조금 제재가 오히려 제조사들의 판매 부진을 일으켰다. 이른바‘보조금’의 역설이 벌어지는 것이다.
최근 17만원짜리 ‘갤럭시S3’ 대란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 보조금 단속에 나서면서 시장에 보조금이 자취를 감췄다. 그러자 휴대폰을 사려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지난달 말부터 제조업체들이 내놓은 전략폰들이 100만원을 호가하는 등 고가로 책정됐다. 소비자들이 보조금 없이 고가의 제품들을 원가 그대로 주고 사야 하는 상황이다.
한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지난달 방통위가 단속을 시작하면서 보조금이 거의 없다”며 “신제품들의 가격이 너무 비싼 소비자들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에선 삼성전자 단말기는 보조금이 전혀 없다. 다만 온라인 몰에선 출고가 109만원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를 104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보조금이 5만원에 불과한 것이다.
LG전자 단말기는 출고가가 99만9900원인 옵티머스G에 10만원가량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팬택 베가R3의 경우는 20만원까지 보조금이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얼마 전까지 100만원에 육박하는 갤럭시S3를 10만원대에 산 소비자로선 현재 단말기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한편 현재 일선 대리점에선 보조금이 풀려 대기자들에게 신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시점을 알리고자 ‘대기자 명단’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