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대중화 위해서는 바람직한 선택" vs 일부선 "일회성 이벤트…혼란 부추겨"
10만원이 넘는 뮤지컬 VIP석과 이에 준하는 좌석의 티켓 가격을 5만원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존 3층 이상의 5만원권 좌석은 3만원으로 인하했다. 최근 막을 내린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와 외국배우들이 출연한 ‘위키드’의 VIP석 가격이 각각 13만원과 16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분명 파격적인 조건이다. 실제로 5만원은 1995년 뮤지컬 ‘명성황후’ 초연 당시 가격과 동일하다.
이같은 티켓가에 대한 공연계 시선은 크게 엇갈린다. 공연 대중화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긍정적인 시선과 현실과는 동떨어진 일회성 이벤트인 동시에 공연시장 가격 혼란을 부추기는 행위라는 시선이 바로 그것이다.
‘영웅’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널은 오는 12월 ‘완득이’를 역시 비슷한 가격대로 무대에 올린다는 방침이다. “당연시되는 소셜커머스를 통한 티켓 판매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장기 공연으로 돌입할 경우 제작비도 줄어드는 만큼 충분히 가격인하가 가능하다”는 것이 에이콤인터내셔널 윤호진대표의 입장이다. 반면 물가상승 대비 공연 가격은 그리 높지 않다는 입장과 해외 라이선스 공연의 경우 로열티 지불 문제, 주연 배우들의 인건비 상승 등을 고루 감안하면 5만원짜리 티켓은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개진되고 있다.
‘영웅’에 이어 중소규모의 뮤지컬도 가격 인하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서울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공연중인 ‘오! 당신이 잠든 사이’의 경우 10월과 11월에 걸쳐 10대에게는 10%, 20대에게는 20%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50대 관객은 50%를 할인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평소에 공연과는 거리가 멀었던 중년 이상의 연령대를 공연장으로 불러모으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평이다.
‘영웅’으로 촉발된 티켓 가격 인하 바람에 대해 관객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학생 김서정씨(22)는 “뮤지컬을 매우 좋아하는데 비싼 뮤지컬 티켓값은 큰 부담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티켓값이 인하된다면 뮤지컬을 볼 것이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거품낀 티켓가격에 대한 문제를 개선해 합리적인 가격책정 시스템이 구축돼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