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스타 인터뷰]크레이지노, 'B급 문화' 아이콘 급부상…"싸이 형님 긴장하세요"

입력 2012-10-2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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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일색인 가요계에 남자 솔로 가수가 나타났다. 그런데 무대에서 노는 모습이 범상치 않다. ‘학춤’, ‘지휘춤’ 등 코믹한 춤을 추면서 ‘난 무식해’를 외친다.

신인 가수 크레이지노는 흔히 볼 수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대신 B급 정서를 택했다. 데뷔 앨범의 작사·작곡은 물론 프로듀싱도 손수 맡았다. 무대 밖에서 만난 그는 데뷔곡 ‘무식해(MUSICHE)’를 열창할 때의 가볍고 코믹한 모습과 달리 자신의 음악에 대한 뚜렷한 주관을 들려줬다.

“제가 제 스스로를 프로듀싱한다는 느낌으로 작업했어요. 원래 가수가 아니라 음악 프로듀서의 길을 걷고 있었죠. 작업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아쉬운 점을 찾아주다보니 노하우를 전부 쏟아부어서 데뷔 앨범을 만들게 됐어요.”

크레이지노는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나 스물한 살에 무작정 한국에 왔다. 음악을 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한국에 온 사실을 2년 동안 집에 숨겼어요. 여동생만 진실을 알고 있었죠. 아직도 아버지는 음악하는 걸 반대하세요. 열심히 해서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무식해’는 ‘뮤직(MUSIC)’을 ‘무식’으로 읽어본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됐다. “가사를 하루 만에 썼어요. 자전적인 이야기냐고요? 아니에요. 골 때리는 가사, 입에 붙는 가사를 쓰고 싶었어요.” 타이틀곡이 될 뻔한 수록곡 ‘루나틱’은 ‘무식해’보다 한 술 더 뜬 가사가 인상적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음악을 즐기는 느낌을 담았다. “백화점 문을 닫고 모든 사람들이 떠나는 순간 신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마네킹을 상상하며 가사를 썼어요. 무대에서 자유롭게 노는 저의 스타일을 그대로 드러낸 음악이에요.”

▲노진환 기자 myfixer@
여배우 마릴린 먼로와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 등을 재연한 앨범 재킷도 남다르다.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모든 사람들이 제 음악에 끌렸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어요. 그래서 여자, 남자, 중성, 아웃사이더를 상징적으로 표현했죠. 누구나 듣고 보고 미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존경하는 선배 가수를 묻자 바로 ‘싸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국제 가수 싸이는 크레이지노의 음악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어릴 때부터 싸이 선배님과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혹시 기회가 된다면 콜라보레이션 무대나 뮤직비디오를 꾸미고 싶어요. 싸이 선배님이 ‘말춤’을 추면 제가 ‘학춤’으로 따라가는 식으로요. B급 정서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하나의 브랜드가 될 거예요.”

파격적인 모습 덕분에 싸이처럼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 크레이지노는 유튜브를 통해 더욱 자유로운 스타일의 콘텐츠를 제공할 생각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활동도 벌써 염두에 두고 있다.

“제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확인하다가 크게 감동받은 적이 있었어요. ‘요새 웃을 일이 없는데 얘 때문에 웃는다’는 댓글이었죠. 제 노래가 가장 힘들 때 웃음을 줄 수 있는 노래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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