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막혀 사정 악화… "매년 3500개 건설사 무너진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39위인 한라산업개발이 23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지난 22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또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난 4월말 풍림산업을 시작으로 우림건설·범양건영·벽산건설·삼환기업·남광토건·극동건설 등 7개 중견건설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여파가 하도급업체의 위기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23일 건설단체 등에 따르면 올해 9월말까지 부도건설사는 156곳(종합 32곳, 전문 100곳, 설비 24곳)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들은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까지 막혀 있어 사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시장에서 건설사 회사채를 외면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신용등급조차 받지 못하는 곳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전문건설업계의 부도건수가 이례적으로 치솟아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전문건설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만 33개 전문건설사(7월 5곳, 8월 15곳, 9월 13곳)가 부도났다. 전년동기의 22곳(7월 8곳, 8월 5곳, 9월 9곳)과 비교해 50%(11곳) 급증했다. 올해 연간 부도업체도 100곳으로 전년동기(97곳)를 추월했다.
부도통계에 잡히지 않은 위기에 면허반납·폐업 업체 수까지 고려하면 결과는 훨씬 더 참담하다.
3분기에만 654곳이 스스로 문을 닫았고 전년동기(484곳)보다 35.1%(170곳)나 급증했다. 상반기까지 합친 올해 전체 폐업사도 1789곳으로 전년동기(1643곳)보다 146곳이 늘었다. 이런 속도라면 작년(2467곳)은 물론 2010년(2600곳)의 폐업건수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행정처분 등으로 인한 등록말소 업체(264곳)도 전년동기(259곳)보다 5곳이 늘었다. 8월말 누적 말소업체도 전년동기보다 24곳이 많은 645곳으로 작년 연간 말소업체(1025곳)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전문건설업체의 부도·자진폐업이 연 3500개가 넘고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법정관리 신청한 종합건설업체 7개사로 인한 피해가 하도급업체 1883개사에 계약금액 3조9389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