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지영 금융부 기자 "저축은행 구조조정 끝은 어디"

입력 2012-10-2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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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시작한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은 일단락됐다.”

올해 5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솔로몬·한국·미래·한주 등 4곳의 저축은행을 정리하면서 한 말이다. 이 말이 무색하게 저축은행 추가 퇴출에 대한 공포가 되살아 나고 있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던 토마토2저축은행을 영업정지했다. 토마토2는 3일간의 영업정지 기간을 거쳐 22일 가교저축은행(부실 저축은행을 정상화하려고 만든 기구)인 예솔저축은행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토마토2는 지난해 모회사인 토마토저축은행 퇴출시 김 위원장이‘안전한 저축은행’이라며 본인의 돈 2000만원을 예금한 곳이기도 하다. 토마토2가 영업정지되면서 김 위원장이 ‘실언’을 하게 된 셈이다.

지난 5월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공식행사 직후 김 위원장은 솔로몬 등 4곳의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을 놓고 “금융지주사들이 추가적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해야 서민금융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부실 저축은행 인수를 압박했다.

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인수를 독려(?)한 결과 지난달 솔로몬저축은행은 우리금융저축은행, 한국저축은행은 하나저축은행으로 영업을 재개했고 미래저축은행은 이달 12일부터 친애저축은행으로 영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서민금융 역할을 강조했던 김 위원장과의 말과는 달리 이들 금융지주 저축은행들의 서민금융 역할은 아직 미미하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등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 네 곳은 신용대출은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하나저축은행과 우리저축은행의 경우 햇살론을 제외한 신용대출 상품이 없다. 김석동 위원장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토마토2저축은행 영업정지를 결정한 당일 “예보는 책임감을 갖고 저축은행을 경영해 적정한 가격의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며 “저축은행 경영성과가 미진한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전문 경영인을 영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올해 5월 초 저축은행 구조조정 일단락을 단언했던 김 위원장의 발언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미 저축은행의 추가 퇴출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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