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유리천장 깨기 힘들어

여성이사 40% 할당제 실패할 가능성 높아

여성 임원 할당제로 ‘유리천장’을 깨려는 유럽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23일(현지시간) 여성 이사진 쿼터제 표결을 앞두고 반대 의사를 표시한 집행위원이 총 27명 중 11명에 달해 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비비안 레딩 EU 법무담당 집행위원은 지난달 유럽 상장기업들에 오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이사진의 40% 이상을 여성으로 구성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의했다.

이같은 이사진 여성 쿼터제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집행위원들은 대부분 유럽의 자유주의 정당 소속으로 여성들의 반대가 더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이 법안에 찬성한 집행위원은 8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남성 집행위원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나머지 7명의 위원들은 표결에서 기권하거나 반대할 것으로 보여 과반수인 14명의 찬성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레딩 위원이 애초 마련한 법안에는 여성 이사 할당 의무 비율을 준수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고 공공입찰 참여를 금지하는 등의 제재 방안이 포함됐다.

표결안에서는 그러나 제재 조항이 빠지고 회원국 정부에 제재 방안을 일임하도록 했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위원들은 대기업 고위직에 여성의 진출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그런 사안은 각국의 사정에 맞게 국가별로 시행해야 하고 EU가 일률적으로 강제할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EU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유럽 대형 상장기업 이사진의 여성 비율은 평균 13.7%다.

이번 표결은 지난 2004년 조제 마누엘 바호주 EC 위원장의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집행위원들은 대부분의 안건에 대해 모두 합의제 방식으로 처리했다.

여성 이사 할당제에 대해 표결이 이뤄지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집행위 내부의 정치적 견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FT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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