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그XX'·신동엽 'SNL코리아'…'19금 표방' 가요·개그·토크 줄이어
‘강남스타일’로 선풍적인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싸이의 해외 행보에 ‘라잇나우’ 청소년 유해매체 지정이 걸림돌이 되자 여성가족부가 부랴부랴 19금 해제를 발표했다. 지난 8월 내한 공연한 팝스타 에미넴의 공연기획사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 제출한 서류와 다른 공연을 해 영등위로부터 고발당했다. 공연은 영등위 제출 서류에 게재된 곡을 배제시킨 채 욕설과 음담패설이 담긴 곡으로만 진행됐지만 관객의 환호를 받으며 성황리에 마쳤다. 가수 지드래곤은 발표하자마자 화제를 모은 ‘그XX’가 수록된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 등급을 자진해서 19금이라고 발표했다.
표현에 있어서 다소 조심스러운 TV 프로그램도 19금 범람 수위를 넘나든다. 자체 심의제를 이행하고 있는 TV 프로그램의 경우 사실상 시청등급이 무의미한 가운데 15세 이상 시청 가능한 프로그램 중에서도 19금 코드를 채용한 내용이 상당수다. 최근 SBS ‘대풍수’가 조민수와 오현경의 수위 높은 베드신을 선보였으며, KBS2 ‘울랄라 부부’에서 영혼이 뒤바뀐 부부 역의 신현준과 김정은이 부부 간의 성적 만족도를 노골적으로 대사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MBC ‘놀러와’는 ‘트루맨쇼’를 꽁트로 구성하면서 전격 19금 토크쇼를 표방하는 변화를 보였다. 패널로 권오중과 김응수를 내세우면서 한국 남자들의 속마음을 과감하게 토크로 풀어내겠다는 각오다.
방송인 중에도 19금 스타를 꼽을 수 있다. ‘SNL코리아’를 이끄는 신동엽은 솔직하고 과감한 진행 스타일로 19금 프로그램 단골 MC가 됐다. 최근 1회 방영하고 논란 끝에 방송 중단을 선언한 KBS joy 트렌스젠더쇼 ‘xy그녀’의 진행도 신동엽이 맡았었다. 거침없는 독설의 김구라의 토크 스타일도 19금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19금 토크를 표방한 ‘놀러와’의 두 MC 유재석과 김원희도 19금 MC로 변화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영화계의 성적 코드는 한층 진화했다. 올해 부산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영화의 특징은 야하거나 잔인한 것이었다. ‘피에타’를 비롯해 ‘남영동 1985’ ,‘B.E.D’ ,‘콘돌은 날아간다’ ,‘닥터’ 등은 각기 지독한 잔인성과 선정성을 내포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2012년 한해 동안 이미 개봉됐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중에서는 ‘간기남’ ,‘내 아내의 모든 것’, ‘은교’, ‘후궁’, ‘전망 좋은 집’ 등은 선정성으로, ‘이웃사람’,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잔인성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지만 관객 동원에는 성공했다.
이처럼 19금 코드가 시대를 관통하는 가운데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등급 분류 기준과 관리다. 비교적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 영화에 비해 자체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는 TV 프로그램이나 등급 기준 자체가 모호한 가요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