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는 없다?]넓은 세상만 본 김우중 '대우의 몰락'

입력 2012-10-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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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자금·수출주도 경영 화근…선종구, 하이마트 횡령 혐의 구속

샐러리맨 신화를 얘기할 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다.

김 전 회장은 교육자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린시절 집안과 동생들을 보살피기 위해 신문배달과 열무, 냉차 장사를 했고 학생시절에는 차비를 아낀 돈으로 책을 사 공부를 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왼쪽)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
1967년 31세의 청년 김 전 회장이 자본금 500만원, 직원 5명으로 창업한 대우실업은 대우그룹의 모태가 됐다.

1970년대 들어 대우는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발빠르게 편승하면서 무역에서 중공업분야로 급속히 사세를 넓혔다.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라는 베스트셀러를 펴낸 그는 1993년 세계경영의 경영이념을 선포하고 해외진출을 본격화, 세계기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대우그룹은 외환위기 전까지 재계서열 2위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당시 기업들이 긴축경영에 돌입한 것과는 반대로 쌍용차를 인수하고 고금리 자금을 끌어들여 계속 수출 주도형 경영에 집착한 게 화근이었다.

결국 1999년 6월 말 대우 사장단 전원이 사표를 제출한 데 이어 7월 유동성위기 극복방안으로 김 전 회장의 10조1000억원 상당 전재산 담보제공이라는 처방이 제시됐고 결국 퇴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대우사태는 국민경제에 엄청난 후유증을 남겼다. 대우의 부채 60여조원은 금융권 부실로 이어졌고 다른 기업의 연쇄도산을 불렀다.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도 지난 4월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며 샐러리맨 신화를 끝냈다. 선 전 회장은 2005년 해외 사모펀드인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에 하이마트 지분을 팔고 2008년 이를 유진그룹에 다시 파는 과정에서 하이마트에 수천억원대의 손해를 끼치고 불법적인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9월 첫 공판에서 선 회장은 “억울하다. (검찰이 기소한 내용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모든 선이 악으로 변해버린 상황이지만 이것도 모두 나의 부덕의 소치인 만큼 성심껏 재판을 받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그의 신화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은 ‘샐러리맨 성공신화’로 통하던 인물이다. 지난 1998년 대우전자 판매본부장이던 선 회장은 IMF 사태로 대우그룹이 공중분해 되자 하이마트를 설립해 매출 3조원이 넘는 회사로 키워냈다. 월급쟁이들에겐 동경의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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