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조건인 정당개혁 “여야 스스로 해야” 압박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야권 단일화 경쟁을 염두에 둔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동안 단일화 언급을 극도로 자제했던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논의를 위한 정치 쇄신 방안을 제시하고 여야를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가는 등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을 깔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8일 경북 대구대 초청강연에서 “정당 개혁은 여야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며 야권 단일화 논의를 위한 정치 쇄신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대통령이 이렇게 할 테니까 국회와 정당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질문을 던진 건데 다시 저한테 물어보면 어떡하느냐”며 구체적 개혁안을 요구한 문재인 후보에게 되물었다.
안 후보는 “대통령이 모든 권한을 다 행사하고 정보기관이나 사정기관을 통해 힘으로 좌지우지 하는 시절이면 대통령이 약속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스스로 개혁을 해야 되고 (개혁 수준을) 국민이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에서) 민의에 반하는 행동이 나오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최소한 시·군·구 의회의 정당 공천을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안 후보 측 정치혁신포럼 대표인 김호기 연세대 교수도 한 라디오에서 ‘10월 말부터는 단일화 논의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 시기부터 단일화에 관한 논의들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겠죠”라고 답해 본격적인 단일화 경쟁을 염두에 두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같은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김 교수는 방송 후 “캠프 입장과는 무관한 개인적 견해”라고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단일화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최근 정책 비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지금 대한민국은 궤도를 벗어난 아폴로 13호”라면서 이명박 정부를 비판, 야권 후보 이미지를 강조했다. 야권 후보로서의 입지를 명확히 함으로써 야권 지지층 쟁탈전에 나서겠다는 신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