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을 패한 두산에게는 2차전의 중요성을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연패를 당한다면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권은 크게 멀어진다.
두산과 롯데는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3차례 맞대결을 가진 바 있다. 하지만 롯데는 3번 모두 두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최근 맞대결이었던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롯데가 잠실에서 먼저 2승을 거두고 사직으로 향했지만 연패를 당하며 잠실까지 승부를 연장했고 결국 5차전에서 4 : 11로 패하며 리버스스윕을 당했다. 뼈아픈 패배였다.
롯데는 1995년과 2009년에도 두산에게 발목을 잡혔다. 2009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3패로 밀렸고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던 1995년에도 패했다. 안타까운 것은 지난 3번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서 모두 1차전을 승리하고도 결국에는 패했다는 점이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가 먼저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갔음에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롯데는 2차전 필승 카드로 쉐인 유먼을 내세운다. 외형상 두산전 1승 무패, 방어율 2.18의 라이언 사도스키가 2승 1패, 방어율 4.12의 유먼보다 낫지만 등판 간격에 민감한 외국인 투수임을 고려해 유먼을 내세웠다. 특히 유먼은 불펜으로도 활용이 가능해 양승호 감독은 장기전을 예상하고 일찌감치 2차전 선발로 내정했다.
두산이 선택한 선발 카드는 노경은이다. 올해 12승으로 다승 공동 5위, 2.53의 방어율로 이 부분 2위, 탈삼진 5위(133개) 등 투수 부분 상위권에 고루 이름을 올리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낸 노경은이다. 잠실에서 롯데를 상대로 3경기에 출장해 2승 무패 방어율 1.20의 특급 피칭을 선보인 점도 고려된 선택이다. 물론 이용찬 역시 잠실서 롯데를 상대로 한 차례 등판해 승패없이 8.1이닝 1실점을 기록하는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지만 김진욱 감독의 선택은 노경은이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지만 롯데는 두산과의 과거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서 결코 좋은 기억이 없다. ‘1차전 승리=시리즈 승리’라는 일반적인 방정식도 통하지 않았다. 아마도 롯데는 2차전까지 승리로 가져가도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2차전을 내준다면 또 한 번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반대로 1차전을 내 준 두산이지만 2차전에서 균형을 맞춘다면 오히려 심리적으로는 롯데보다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1차전 못지 않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2차전의 승자는 누가 될 지 관심을 쏠리는 가운데 어느 팀의 필승 카드가 적중할 것인지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