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고위 관계자는 8일 “삼성그룹, SK그룹 등 대부분의 대기업 신규 임원 인사에 K9을 공급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K9 공급이 유력하다. 구체적인 옵션 사항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두산그룹 등에도 K9 판매 계약을 맺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사실상 모든 대기업들이 영업 대상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 연말 대기업 신규 임원 인사에 공급할 차량으로 현대차의 에쿠스, 제네시스보다 K9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영업전략이 통한다면 대기업의 신규 임원들이 지급받는 차량은 대부분 K9이 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상무급에 K7을 지급했다.
현대·기아차가 ‘형님보다 아우’ 먼저 챙기는 데는 K9의 판매 부진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출시된 K9은 6월 1703대가 판매돼 정점을 찍었다. 이후 7월 1400대, 8월 801대, 9월 700대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기아차의 야심작 K9이 ‘K시리즈’ 성공신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묘수가 필요하다. 기아차가 선택한 것은 법인고객. 당장 연말 임원 인사라는 시장이 선다. 이는 K9의 고급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영업전략이 해결책이 될 순 없다는 지적이다. K9이 대형 세단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법인 고개보다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말 인사 시즌에서 법인고객 영업이 잘되면 1000대 이상을 판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대기업 인사는 일회성에 그쳐 판매를 꾸준히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K9은 기아차의 브랜드 위상에 비해 비싼 가격, 고객층을 설정하는 마케팅 전략 실패 등이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