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비서실장을 맡아 온 최경환 의원이 비서실장직을 사퇴했지만, 그 자리를 부실장이던 친박(친박근혜) 이학재 의원이 이어받으면서 ‘친박 실세 2선 후퇴’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최 실장의 이번 사퇴는 최근 박 후보의 지지율 정체 원인에 대한 책임이 친박 실세들의 권세에 있다고 본 당내 일부 의원들이 ‘친박 2선 후퇴’를 주장한 데 따른 조치다. 박 후보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그가 자진 사퇴함으로써 갈등의 봉합을 꾀한 것이다.
그러나 최 의원의 후임을 이 의원이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도로 친박’이라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온다. 비서실에서 담당했던 박 후보의 일정기획 업무가 종합상황실로 넘어가는 등 조직은 슬림화됐지만 크게 달라질 건 없다는 지적이다. 어차피 종합상황실장도 친박 실제 중 한 명인 권영세 전 의원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한 비박(非박근혜)계 의원은 최 의원 사퇴 직후 “최 실장이 물러났다는 사실 외에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며 “외부인사가 실장으로 온 것도 아니고, 어차피 친박끼리 권력 나눠먹기지 달라진 건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