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따라잡기]이상한 정치인테마주, 외국인이 산다?

입력 2012-10-0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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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대선 출마선언 직후 정치 테마주가 동반급락했다. 일부 종목은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이들 테마주를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의 평소 매매패턴과는 다르다. 이에 따라 그 배경에 대한 시장의 의문점이 커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대선후보 관련 44개 테마주의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8거래일간 대선 테마주 370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최근 이런 움직임에 의문을 갖는 이유는 일반적인 외국인들의 투자 행태와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정치테마주의 주된 매매주체는 투기 성향이 강한 개인투자자들이다. 때문에 기업 분석을 바탕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대형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투자가들은 정치 테마주를 잘 건드리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최근 정치테마주의 투자주체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눈에 띄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달 14일 대주주가 주식 처분을 한 미래산업의 경우 14일부터 27일까지 10거래일간 8차례의 하한가를 기록했지만 개인들의 투매 물량 대부분을 외국인이 받아갔다.

안철수 후보의 대표적인 테마주로 꼽히는 안랩 역시 지난 달 19일부터 28일까지 8거래일 동안 개인은 122억3000만원 어치를 순매도 했지만 이를 외국인들이 111억9000만원 어치 사들이는 비슷한 매매패턴을 보였다.

이런 매수 형태는 보통 주가의 강한 반등이 예상될 경우에만 보이는 것으로 평소 외국인의 투자 패턴과는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때문에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들 중에는 해외 동포인 ‘검은 머리 외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에 계좌를 개설해 활동하고 있는 국내 기관 또는 내국인도 대거 포함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내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조세피난처 등을 통해 한국의 주식을 거래하는 ‘작전 세력’일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콩의 특정 증권사가 통합 계좌를 개설하면 수십 명의 국내 고객이 이 계좌를 통해 국내 주식을 사고파는데 이는 매수주체가 외국인으로 집계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국내 작전세력인 경우도 많다.

이에 거래소 관계자는 “기타 외국인의 상당수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교포 2, 3세”라며 “이들은 사실상 개인투자자로 보는게 맞다”고 말했다.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 역시 “안랩 등 주요 대선 테마주의 최근 매매동향은 외국인의 일반적 거래 행태로 보기 힘들다”며 “이 외국인들은 실상 단타 매매로 수익을 거두려는 국내 기관세력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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